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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에도 방산업 매출 축소...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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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해 무기와 군사장비 수요는 크게 늘었지만, 정작 세계 100대 방산기업의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세계 100대 기업의 무기·군사 서비스 매출은 5천970억 달러(약 779조 원)로, 전년보다 3.5% 줄어든 것으로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나타났다.

문제는 무기 수요 증가에도 생산이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신규 주문이 밀려들어도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크게 늘리지 못한 것이다.

노동력 부족에 원가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속화한 공급망 붕괴가 겹쳐 생산 확대가 어려웠다. 또 일부 국가에선 작년 말에 새로운 주문이 이뤄졌지만, 주문과 생산 간 시차로 인해 작년 매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SIPRI는 설명했다.

SIPRI의 군비·무기 생산 프로그램 책임자인 루시 베로-수드로 박사는 "많은 무기 회사가 고강도 전쟁을 위한 생산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러나 특히 탄약을 비롯해 새로운 계약이 체결됐고, 이는 2023년 이후 더 높은 매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세계 100대 방산 기업 중 미국 기업에서는 매출이 줄었지만 아시아·오세아니아, 중동 지역 기업은 늘었다.

SIPRI는 한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언제든 주문에 맞춰 제조 가능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있고, 짧은 공급망에 의존하는 국가들에서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상위 100위 안에 든 한국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 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 4곳으로, 이들의 작년 총매출은 0.9% 감소했다. 한국 최대 방산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이 8.5% 감소한 영향이라고 SIPRI는 분석했다.

SIPRI는 그러나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와 대규모 무기 거래 계약을 체결한 후 주문이 급증해 향후 몇 년간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42곳의 미국 방산 기업 작년 총매출은 3천20억 달러(약 395조 원)로 전년보다 7.9% 감소했다. 세계 100위권 기업 총매출의 절반이 넘는(51%) 수준이지만, 42곳 중 32곳의 매출이 줄었다.

SIPRI의 난 티안 수석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신규 주문이 밀려드는 것을 보기 시작했지만, 이들 회사의 수주 잔고와 생산 능력 확대의 어려움으로 이들 주문으로 인한 매출은 아마도 2∼3년 후에야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오세아니아 22개 기업의 무기 매출은 전년보다 3.1% 증가한 1천340억 달러(약 175조 원)였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유럽을 앞섰다.

중국은 100대 기업 중 8개 기업이 포함됐으며, 이들의 총매출은 전년보다 2.7% 증가한 1천80억 달러(약 141조 원)를 기록했다. 세계 100위권 총매출의 18%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유럽 기업은 100곳 중 26곳으로, 총매출은 전년보다 0.9% 증가한 1천210억 달러(약 158조 원)로 집계됐다.

중동 기업의 매출은 총 179억 달러(약 23조 원)로 전년보다 11%나 증가했다. SIPRI 디에고 로페스 다 실바 선임연구원은 중동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덜 정교한 제품'을 전문으로 한다며,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생산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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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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