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전방위적 쇄신을 겪으면서 내부 갈등도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SNS를 통해 카카오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이 "이제 외부와 소통하지 못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총괄은 4일 오전 7시경 카카오 본사에서 열린 6차 공동체비상경영회의에 앞서 '폭로에 대한 김범수 창업자의 반응은 어땠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준법과 신뢰 위원회의 본격적인 활동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앞서 김 총괄은 최근 자신의 SNS에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과 임원진의 과도한 골프장 사용 등에 대해 폭로했다. 현재 카카오는 2027년 서울 도봉구에 준공 예정인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와 지난 9월 준공한 데이터센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내부 감사를 받고 있다.
이에 카카오의 부동산 개발을 총괄하는 자산개발실 오지훈 부사장과 직원 11명은 지난달 29일 공동입장문을 내고 안산 데이터센터와 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과정이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하며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 노조인 크루유니언은 이날 경영쇄신위원회의 소통을 촉구하며 회의에 앞서 시위에 나섰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오늘부터 비상경영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공유될 수 있도록 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가 소통에 나서지 않는 점을 짚었다. 서 지회장은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5년간 단 한번도 김범수 위원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이렇게 노사 간에 대화를 안하는 곳이 있나 싶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도 계속 카카오의 경영 방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도 단순히 '쇄신을 하겠다'라고만 논의되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일어난 시세 조종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