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이 자사 펀드를 통해 투자한 독일 트리아논 오피스 건물의 대주단과 현상유지(스탠드스틸)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기한이익상실(EOD) 위기를 일단 면하게 되면서 향후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이하 트리아논 펀드)를 통해 트리아논 건물을 매입할 당시 자금을 빌렸던 대주단 8곳과 현상유지 계약을 맺기로 했다. 유예 기간은 3개월로 내년 2월까지다.
해당 계약은 즉각 EOD을 선언하지 않고 기존 대출 계약을 일정 기간 유예해 주는 것이다. 애초 대출 만기일은 지난달 30일이었다.
만일 대출 만기일에 즉시 EOD가 발생했다면 트리아논에 대한 처분 권한은 대주단으로 넘어간다. 이 경우 대주단은 건물 매각 시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보다 자신들의 대출금액 회수에 중점을 두면서 투자자의 손실이 더 커질 수 있었다.
다만, 현상유지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진행 상황과 계약 조건 등에 따라 중도에 조기 계약 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EOD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앞서 트리아논 펀드는 지난 2018년 총 3,700억 원 규모로 설정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 절반가량씩 나뉘어 자금이 모집됐다. 주로 사모펀드는 기관, 공모펀드는 개인 투자자 위주로 판매됐다.
하지만 이 펀드 관련 자산 임대료 비중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주요 임차인 데카방크가 임대차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 임차인의 공백으로 건물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해 지난해 말에는 EOD 사유에 해당하는 기준(LTV 70%)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대주단 차환이 성사되지 않자, 이지스운용은 지난 7월 펀드 매각을 결정했고, 지난 10월에는 수익자총회를 통해 해당 펀드의 만기를 2년 연장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앞으로도 투자자들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날 오후 공시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