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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공장' 옛말...주문 급감에 中도시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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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이 발달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눈부신 경제 발전을 이룬 중국 남부 광둥성 둥관(東莞)시가 최근 해외 주문량이 급감하면서 침체에 빠졌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26일 보도했다.

둥관은 개혁·개방이 실시된 1980년대부터 노동집약적 의류·전자 제조업이 발달해 세계 유수의 브랜드 제품이 이곳 공장에서 생산됐다. 이에 중국 국내의 이주노동자(농민공·農民工)가 대거 유입되고 기업들이 생산 설비를 늘리면서 임대료도 꾸준히 상승했다.

2021년만 해도 둥관의 GDP는 1조855억위안(약 200조원)으로 연간 성장률이 8.2%에 달했다. 이는 광둥성에서 광저우·선전·포산에 이어 네번째로 높았다. 전국에서 15번째로 GDP 1조위안과 인구 1천만을 동시에 달성한 도시로 기록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둥관의 GDP는 5천262억위안(약 97조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에 그쳤다. 중국 전국 평균 GDP 성장률 5.5%에도 한참 못미친다.
연합조보는 3분기까지로 넓혀보더라도 둥관의 성장률이 2%에 그쳐 광둥성 '꼴찌'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합조보는 "글로벌 경제 침체와 국내외 수요 약세, 미국의 금리 인상, 미중 무역 전쟁으로 둥관에 있던 수출기업들의 주문량과 매출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미국 자동차기업 등을 대상으로 수출해온 제조업자 장웨이룬은 "올해 주문량이 전년보다 30% 줄었고, 가격 문의를 하는 기업도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고객이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플라스틱 부품 가공·제조업체 잉페이전자도 올해 들어 매출이 반으로 꺾였다고 전했다.

연합조보는 일부 업체가 시장가격을 20% 낮추는 등 경쟁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더 나빠지고 있으며, 32년 역사의 금속 공장이 지난달 손실을 못 이겨 폐업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제조시장이 이동하는 추세도 둥관에게는 불리하다. 2018년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제조업체들은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고 있다.

장웨이룬 대표는 "수많은 미국의 잠재 고객들이 공장이 중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면 높은 관세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며 "미국 고객이 10곳에서 3곳으로 줄었고, 지난 2년 동안은 새 미국 고객을 한 곳도 유치하지 못했다"고 했다.

제조업이 힘들어지면서 도시 전반에 경제 활력이 빠져나가고 있다. 둥관 스제진(鎭·시보다 작은 규모의 행정구역)에서 이주노동자들에게 단기 숙소를 제공해온 업주 뤼모씨는 "20여개 방 중 올해 들어선 3분의 2가 비어있다"고 밝혔다고 연합조보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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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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