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의 척도로 사용되는 체질량지수(BMI.㎏/㎡)가 5점 증가하면 대장·신장·췌장암·난소암 등 비만 관련 암 위험이 10% 이상 높아지고 심혈관 질환(CVD)이 있을 경우 암 위험이 더욱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암 전문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 하인즈 프라이슬링 박사팀은 24일 의학저널 'BMC 메디신'(BMC Medicine)에서 50만 명 이상의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BMI 및 심·대사 질환 유무와 암 위험의 연관성에 대한 10여년 간의 추적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높은 BMI와 함께 심혈관 질환이 있을 경우 암 위험이 훨씬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그룹의 경우 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비만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MI가 25를 넘으면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유방암, 대장암, 간암, 신장암, 췌장암, 난소암 등 최소 13가지 유형의 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높은 BMI가 단독으로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지, 아니면 심혈관 질환 및 제2형 당뇨병 같은 다른 비만 관련 질환이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40~69세 34만4천여 명과 유럽 암과 영양 전망 조사(EPIC)에 참여한 35~69세 23만3천여 명의 데이터를 사용해 BMI 및 심·대사 질환 유무와 암 사이의 연관성을 10.9년 간 추적 관찰했다.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 중 BMI 30 이상 비만은 7만6천881명(22%), EPIC 참여자 중 비만은 3만6천361명(15%)이었다. 두 그룹 참여자는 연구 시작할 때 모두 암과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이 없었다.
추적 기간에 원발성 암에 걸린 사람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여자는 3만2천549명(9.5%), EPIC 참여자는 1만9천833명(8.3%)으로 집계됐다.
심·대사 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 BMI가 5점 증가하면 비만 관련 암에 걸릴 위험이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대사 질환이 있는 사람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BMI가 5점 증가할 때 비만 관련 암 위험이 11% 증가했고,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BMI가 5점 증가할 때 암 위험이 17%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심·대사 질환이 있는지 없는지에 관계 없이 BMI가 높아지면 암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을 경우 BMI가 높은 사람은 암 위험이 특히 더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비만과 심혈관 질환의 이 같은 상호작용은 비만 예방이 이런 집단에서 암 위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심혈관질환이 있고 비만한 사람들에 대한 체중 감량 개입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