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커지자 정부도 칼을 빼들었습니다.
용량이 줄어든 식품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대책을 내놓겠다는 건데, 정부 압박에 오히려 부작용만 커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보여주기식 물가관리에 기업의 편법이 더해져 소비자 부담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채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가 기업들의 ‘가격 꼼수 인상’을 잡기에 나섰습니다.
고물가에 슈링크플레이션에 이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낮추는 ‘스킴플레이션’까지 등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 부처 간담회를 열고 편법 인상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놨습니다.
[정동영/ 한국소비자원 부원장 : 한국소비자원은 우선 참가격 내 73개 품목, 또 209개 가공식품의 중량 축소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내년부터는 참가격의 기존의 가격변동 위주에서 중량 변동 정보까지 확대해 슈링크플레이션 관련 정보를 소비자에게 상시 제공하겠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적되던 편법 인상을 막을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아직 나오지 않아 이번에도 보여주기 식의 행정으로 그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정부가 튀어오른 물가를 잡기 위해 최근 가동시킨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에 대해서도 우려가 많습니다.
최근 정부는 각 부처 차관을 물가안정책임관으로 지정해 민감 품목에 대한 집중적인 물가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이명박 정부 시절 ‘MB식 물가안정 책임제’에 등장했던 ‘빵 서기관’, ‘라면 사무관’의 재림으로 벌써부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하겠지만 2~3년 뒤엔 그동안 올리지 못한 만큼 가격을 한 번에 올려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단 겁니다.
결국 물가상승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통화정책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더 긴축적으로 올렸어야 된다. 3.5%로 동결하면서 이것이 물가 인상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실질적인 물가 안정을 위해선 통화정책 대응과 함께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부분에 대한 적절한 제어 역시 함께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가 전선에서 난무하는 편법과, 정부의 보여주기식 대책에 소비자 부담만 커지는 상황에서 통화·재정정책을 원점 재검토할 필요가 있단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김채영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강다림
CG: 심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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