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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설계사는 핵심 인재"…'계속 고용'에서 답 찾은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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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는 앞으로 2년 후면,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 때문에 최근 중소기업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고령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입니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계속고용' 등을 통해 65세 고용 의무화를 정착시키며 고령화 난제에 대한 해법을 찾았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도쿄 아다치구에 있는 특수셔터 제조업체 '요코비키셔터'.

직원 34명의 작은 회사지만 남다른 점이 눈에 띕니다.

70세 정년에 고령자 계속고용 제도를 적극 활용한 이 곳 직원의 평균 연령은 '57.9세'.

최고령의 81세 직원도 자동 캐드(CAD·컴퓨터 도면 설계)를 통해 셔터 도안을 만드는 업무를 도맡고 있는 중요 인재입니다.

이곳은 직원의 절반 이상이 60대에서 80대인데요. 근로자들은 정년 이후에도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고, 기업은 숙련된 인력을 쓰면서도 비용 부담이 적어 노사 모두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치가와 신지로 / 요코비키셔터 대표 : 중소기업에는 일할 사람이 잘 모이지 않습니다. 일본의 현 상황에서는 나이가 들었어도 능력있는 사람을 채용하면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가나이 노부하루 / 요코비키셔터 직원 : 2007년 76세에 이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아내가 대장암으로 입원을 하게 됐는데 연금만으로 입원비 등을 충당할 수 없어 고용센터를 통해 이곳을 소개받았죠.]

일본은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65세 고용을 의무화했는데, 특히 기업에 정년연장을 강요하기 보다는 정년을 '폐지'하거나, 계속고용을 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줘 경영 부담을 줄였습니다.

또 고령자를 고용한 중소기업에 최대 160만엔(1,400만원)까지 보조금을 주고, 노무사와 중소기업진단사를 파견해 고령자 고용 인사노무관리도 도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99.9%의 일본 기업이 65세까지 고용 의무화를 따르고 있고, 60세 이상 취업률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일본에선 일정 시기가 되면 부장·국장 등의 직급에서 스스로 내려와 후배에게 물려주는 '직책 정년제'가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어 고령자 고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높습니다.

직책수당이 없어져 자연스럽게 임금이 깎이기 때문에 중장년층이나 청년층의 반발이 적은 겁니다.

[후지우라 타카히데 / 중소기업가동우회전국협의회 경영노동위원회 부위원장 : 후배들의 인재육성에 있어서도 고령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 고령자들이 일하는 것에 긍정적입니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은 (정년 이후) 급여도 완만하게 내려가기 때문에 재고용률이 높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고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일본의 고령자 고용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60세 법적 정년조차 지켜지기 힘들고 정년 후 임금삭감에 대한 거부감도 큰 상황.

노사의 자율적인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고령자 고용 제도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학수 / 일본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 특임연구위원 : 임금제도는 얼마든지 사원의 동의 얻어가며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38분 54초) 개별 기업에서 노사가 서로의 주장을 펼치면서 자율적으로 고령자 문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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