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로부터 해임당한 사건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라는 관측이 외신들에서 나오고 있다.
오픈AI 공동 창립자이자 알트먼 해임을 주도한 일리야 수츠케버가 자사 기술의 위험성에 대해 알트먼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수츠케버와 함께 알트먼 해임을 주도한 타샤 매콜리, 헬렌 토너 등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 역시 AI의 위험성을 경고해 온 '합리성과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이라는 단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기술 발전으로 AI가 언젠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해온 단체다.
2021년에는 이 단체와 연관이 있는 다리오 아모데이라는 연구자가 다른 10여 명의 직원과 함께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이라는 새로운 AI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수츠케버 역시 점차 이들의 신념에 동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츠케버는 최근에는 AI의 위험성 통제를 위한 사내 팀을 새로 만들었으나 이후 자신의 권한이 축소되자 반감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수츠케버는 이달 초 팟캐스트 방송에서 "우리가 사람보다 훨씬 똑똑한 컴퓨터와 데이터센터를 갖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 전혀 터무니없는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며 "그런 AI가 무엇을 할까.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알트먼 역시 이런 종류의 우려를 공유하긴 했지만, 오픈AI가 업계 경쟁에서 앞서가길 바라기도 해 갈등을 빚었다. 그는 지난 9월 말 투자 유치를 위해 중동 출장을 떠났고, 챗GPT를 탑재한 하드웨어 제조 벤처 설립을 위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10억 달러(약 1조3천억 원)의 투자도 요청했다.
오픈AI는 직원들이 회사 지분을 현금화하도록 자금 조달 방안도 논의 중인데, 실현될 경우 오픈AI의 기업 가치는 6개월 전의 약 3배인 800억 달러(약 10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그러나 이런 성공이 오히려 AI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수츠케버와 알트먼 등은 8년전 오픈AI를 설립할 당시 상업적 목표를 추구하지 않는 비영리 단체로 규정했다. 지금도 회사는 비영리 이사회에 의해 운영되지만, 알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2018년 회사를 영리기업으로 전환했다.
NYT는 이번 알트먼 해임 사태에 대해 "AI가 가장 큰 사업 기회라고 믿는 사람들과 너무 빠른 기술 발전은 위험하다고 믿는 사람들 사이의 해묵은 갈등을 주목받게 했다"며 "아울러 AI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 철학적 운동이 어떻게 테크 문화의 피할 수 없는 일부분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