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1천220억 엔(약 1조 원) 규모의 엔화 채권을 발행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들어 두번째다. 이에 시장에서는 버크셔가 일본 주식시장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버크셔는 이번에 발행한 엔화 채권은 3년∼35년물까지 모두 5종의 1천220억엔 규모로, 지난 4월 1천644억 엔(약 1조4천억 원) 규모의 1차 발행 당시보다도 유리한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셔는 최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새로 임명되고, 은행의 해외 부문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버크셔는 지난 6월 미쓰비시 상사와 이토추 상사 등 일본 기업 지분을 늘렸다고 발표해 일본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도록 영향을 미쳤다. 일본 주가는 최근 3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이와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버크셔가 다음 투자 대상으로 일본 은행, 보험사, 자동차 제조업체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우에다 총재는 이날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당분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임을 내비치면서 엔화 약세의 영향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일본 국회에 참석해 엔화약세가 수입 가격을 올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증폭시키는 것도 사실이지만 수출을 촉진하고 글로벌 기업의 이익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엔화 약세가 경제에 확실하게 부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에다 총재는 의원들이 금융완화 정책이 엔화약세를 촉발하고 가계의 물가 부담을 가중한다고 비난함에도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때까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