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L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HDL은 혈관을 막는 나쁜 콜레스테롤(LDL) 배출을 돕고, 심뇌혈관질환과 알츠하이머 치매를 예방하는 인자로도 밝혀졌다. 그런데 최근 'HDL 수치가 높으면 오히려 치매 위험이 높았다’는 미국의 한 논문이 발표돼 화제다. 정말로 HDL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이 높아질지, 치매나 질병 예방에 적절한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다.
●HDL 수치, 53~63사이면 치매 위험 낮아에린 퍼거슨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팀은 55세 이상의 건강한 사람 약 18만 명을 대상으로 HDL 수치에 따라 집단을 5개로 나눴다. 17년 동안 치매 발생 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수치가 가장 낮은 집단(11~41mg/dL)은 7% 더 높았고, 수치가 가장 높은 집단(65mg/dL이상)은 15% 더 높았다.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이지만, 연구에 따르면 평균보다 조금 높은 집단(53~63mg/dL)은 치매 위험이 가장 낮았다. 조경현 레이델연구원장은 "90에서 100정도로 과도하게 높을 때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한국 성인의 HDL 평균 농도는 남성 46mg/dL, 여성 54mg/dL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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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높은 수치는 경계, 비율도 중요일부 논문에서 HDL 수치가 매우 낮거나 높으면 치매·사망위험이 증가되는 ‘U자형’ 상관관계가 나타나기도 한다.
HDL은 여러 약물을 동시 복용했을 때의 부작용, 과격한 유산소 운동, 알코올 남용 등으로 갑자기 수치가 급증할 수 있다. 이때 오히려 HDL은 품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항산화나 콜레스테롤 제거 능력 등 HDL이 가진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HDL-C수치가 지나치게 높으면 세포는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배출했다는 뜻이다. 세포가 콜레스테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정도로 병들어 있거나, 세포의 콜레스테롤 대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질병예방을 위해서는 총 콜레스테롤에서 HDL이 차지하는 비율에 주목해야 한다. 2022년 중국 연구팀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TC)과 HDL의 비율을 사망률 예측 인자로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총 콜레스테롤 대 HDL 비율이 32% 내외일 때 5.6%로 사망률이 가장 낮았으며, 비율이 20% 미만일 때 7.3%로 사망률이 가장 높았다. 한편 비율이 42%일 때도 사망률이 5.6%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경현 원장(레이델연구원)은 “HDL은 알코올 남용, 폐경, 복용하던 약물의 중단 등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갑자기 증가할 수 있으므로, HDL수치보다는 비율과 품질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퍼거슨 교수는 "총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추가 연구 중"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HDL 수치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도가 커진다는 결론을 내기에는 이르며, 추가 연구 결과를 살펴 결론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