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규제를 개선하고 행정절차를 줄여 기업의 투자 물꼬를 터준다.
이를 통해 울산의 대규모 석유화학시설, 하남의 최첨단 K팝 공연장 '스피어', 충청의 이차전지 생산공장, 전남의 해상풍력 발전 등 최대 46조원 규모의 18개 프로젝트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재정부는 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 가동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기업 프로젝트 지원 배경과 관련해 "설비투자 여건이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고금리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정부는 규제·절차·분쟁 등으로 보류되거나 차질이 예상되는 기업 투자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9조3천억원을 투자해 만들어지는 석유화학시설의 부지 확보를 돕는다.
공사 추진을 위해선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야적장과 주차장 공간이 필요한데, 기업이 산업집적법에 의해 야적장·주차장 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내년 상반기 내로 산단 내 대체 부지를 찾거나 산업집적법 개정을 통해 인근 미활용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2공장, SK온의 서산 3공장 등 충청 지역에 지어질 이차전지 생산 공장의 공사 기간과 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별도 위험물 관리 규정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소방 인허가 기간 단축, 사업비 절감 등이 기대되는데, 향후 2년간 1조9천억원의 투자 효과가 예상된다.
전남 해상풍력 발전사업과 관련해서는 부채비율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지방공기업의 출자 한도를 확하기로 했다. 지방공기업의 프로젝트 참여를 끌어내 단지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투자 과정에서 소요되는 행정 절차를 단축해 기업의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경기 하남시에 들어설 K팝 전용 공연장에 대해서는 대규모 외국인 투자인 점을 고려해 개발제한구역 해제, 도시개발구역 지정 등으로 기존 42개월 이상 걸리던 행정절차를 21개월로 절반 이상 축소한다.
이 공연장은 외벽 스크린 등을 갖춘 구 형태로 엔터테인먼트사 스피어가 2조원을 투자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3조7천억원을 투자해 조성되는 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신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산업단지계획, 관리기본계획의 신속 변경을 추진하고 부산시에 건립될 미술관(2천억원)의 경우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시작일(5월 1일) 이전에 개관하는 것을 목표로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의 사전절차를 신속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공·민간 간의 갈등·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합동 건설투자 사업 조정위원회를 본격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고양시에 1조3천억원을 투자해 체험형 문화시설을 조성하는 K-컬처밸리 사업에 대해 조정 방안을 제안하는 식이다.
이 사업은 전력 공급 계획 지연, 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이 당초보다 지연되면서 감사 우려 등이 제기돼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부문이 참여하는 공공주택 건설 사업의 경우 사업비 재조정 협의를 지원해 3조1천억원 규모의 건설투자가 진행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