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한 해 정부에 납부할 잉여금이 1조6천300억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한은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액수다.
3일 한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24년도 예산안에서 세외수입에 속하는 한은 잉여금을 1조6천300억원으로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 2023년도 예산안에서 편성한 1조2천725억원보다 3천575억원(28.1%) 늘렸다.
한은은 한국은행법 99조 규정에 따라 매년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일부를 임의적립금으로 처리한 뒤 나머지를 정부에 납부하고 있다.
세입으로 내는 이 돈을 한은 잉여금이라고 하는데, 순이익이 증가하면 잉여금도 느는 구조다.
정부는 올해 한은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높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내년 잉여금 액수를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매년 실제 잉여금이 예산안에서 편성한 금액보다 늘어나는 경향도 일부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1∼9월) 1조3천293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거둔 상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천124억원보다 1.3% 증가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6천892억원으로 발표했다가 최종 연간 순이익이 2조5천452억원으로 급증하자 대차대조표 작성 방식을 수정해 오차를 줄인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 순이익은 금융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변동성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국회에서 심의·의결하는 정부 예산안과는 별도로 내년도 자체 예산안을 12월 말께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로 확정한다.
올해 총 예산은 1조1천1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9% 증액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