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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꼴찌의 뜬금포 ‘亞 1위’...뒤로 빠진 임종룡·조병규 [뉴스+현장 : 新관치·퇴보하는 우리銀 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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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모 /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 : 1단계로 소규모 법인 인수 등 소액투자로 시장에 진출한 다음에 2단계로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축적, M&A를 통해서 성장 발판을 구축하고…]

우리은행이 갑작스레 ‘아시아 1위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해외사업 확대를 통해 활로를 찾아보겠다는 생각이겠지만, 금융권에선 “구호만 요란한 청사진”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우리은행은 25일 회현 본점에서 ‘아시아 넘버원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올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 중 해외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초반대로 예상한다”며 “2030년까지 해외 당기순이익 비중을 25%로 높이겠다”고 설명해 나갔다.

다만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의 '아시아 1위' 목표가 왜 이 시점에 나왔는지, 그리고 달성 가능성 역시 너무 희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1조5386억원)은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꼴찌’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2.7%나 급감했다.

우리금융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실적 감소 폭도 가장 컸다.

글로벌 사업 실적도 불확실성이 크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이익(지배기업 지분 기준)이 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나 급감했다.

캄보디아는 베트남, 인도네시아와 함께 우리은행이 '동남아 3대 법인'으로 내건 핵심 지역이다.

이밖에 러시아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순익은 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1.3% 급감했다. 브라질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2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순익 비중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캄보디아, 러시아, 브라질 등은 이미 '불난 집'이다. 그런데도 표어만, 구호만 요란하다.

윤석모 그룹장은 “브라질 헤알화가 최근 10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평가절하되면서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관리를 하면서 결정해야 하는 그런 시점에 와 있다”며 “러시아의 경우 여신 규모를 이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등 자산을 축소하고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실패를 사실상 자인했다.

일각에선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취임한 후 첫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사업 계획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9월 7일 우리금융이 공시한 시설 확충계획에 따르면 향후 1년간 출장소를 포함한 해외점포를 늘릴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점포 확충 계획조차 없던 상황에서 한 달여 만에 ‘아시아 1위 도약’ 계획을 내놓은 셈이다.

통상 글로벌 비전을 내놓을 땐 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이 나서서 구상을 밝히기 마련이지만,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 모두 슬그머니 발을 뺐다. 초라한 현시점에서의 해외 성과 때문일까. 글로벌 그룹장을 앞세워 뒤로 숨은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 1위' 같은 중대한 비전을 임종룡 회장이나 조병규 행장이 앞장서지 않고 그룹장을 앞세워 발표한 것 역시 우리은행 스스로가 달성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본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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