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 5%를 넘어섰던 미국 국채금리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월가 거물급 인사들이 잇따라 경기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박찬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한 뒤 4.8%선까지 급락했습니다.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채권가격 하락에 거액을 배팅했던 헤지펀드계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탈 매니지먼트 회장이 "채권 공매도 포지션을 모두 청산했다"고 발표하면서 국채금리 정점론에 불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애크먼 회장은 "현재 장기 금리 수준에서 공매도를 유지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며 "미국 경제는 최근 지표가 시사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포지션 청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최근 국채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오른 만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고 이로 인해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 채권 금리의 고점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앞서 지난 8월 애크먼 회장은 30년물 국채금리가 4.2%로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물가가 빠르게 잡히지 않으면 금리가 5.5%까지 치솟고 채권가격은 급락할 것이라며 30년물 국채 공매도에 나선 바 있습니다.
3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5.2%부근까지 치솟았다가 애크먼 회장의 공매도 청산 이후 4.9%대로 급락했습니다.
채권왕으로 불렸던 유명투자자 빌 그로스도 "지방은행의 몰락과 자동차대출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4분기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며 고금리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월가의 전문가들도 연말로 갈수록 국채금리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관측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로이터 통신이 월가 전문가 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은 연말까지 국채금리가 지금 수준에서 25b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지 시폴로니 / 펜 뮤추얼 자산운용 매니저 : 연준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국채금리 상승을 통해 시장에 80bp 수준의 긴축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채권)시장이 압력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채금리 급등이 연준의 추가 긴축 정책 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금리인상 종료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국채금리도 안정화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 패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1월과 12월 FOMC(연방시장공개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각각 99%, 75%에 달합니다.
한국경제TV 박찬휘입니다.
영상편집 : 권슬기, CG :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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