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폭발 참사가 일어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아랍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는 "이건 학살"이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가산 아부 시타 박사는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술 중이었다. 강한 폭발이 일어나더니 수술실 천장이 무너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와 외신에 따르면 폭발 당시 병원 건물 안팎에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전쟁통에 몸을 피할 곳을 찾아온 피란민이 많았다.
시타 박사는 폭발이 발생했을 때 병원이 피란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폭발 이후 "부상자 다수가 우리 쪽으로 비틀거리며 걸어오기 시작했다"면서 현장에서 사망자와 중상자 수백 명을 목격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시타 박사는 "다리를 잃은 한 남성의 허벅지에 지혈대를 대고 목에 관통상을 입은 다른 남성을 치료해야 했다"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의사 지아드 셰하다도 "이들(사상자)은 모두 민간인"이라면서 "사람들은 집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했고 안전을 위해 병원으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들은 1분 만에 병원에서 모두 사망했다"고 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또 다른 의사는 BBC 방송에 현장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AP 통신이 전한 영상에는 화재가 건물을 집어삼키면서 병원 부지 곳곳에 훼손된 시신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들 상당수는 어린이였다. 잔디밭에는 담요, 책가방 등 물품이 흩어져 있었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는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가자지구 민방위 대변인은 약 300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상당수는 건물 잔해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으며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가자지구 당국이 부상자 등 300여 명을 가자지구 내 또 다른 주요 병원 알 시파로 이송하고 있지만 이미 이곳도 치료가 시급한 환자로 포화 상태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