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가 한 해 5만 건 넘게 적발되는 가운데, 인력 부족으로 심의까지 평균 두 달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도박사이트 심의는 총 5만3천183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심의 가운데 약 98.8%에 해당하는 5만2천570건은 경찰청, 한국마사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등 외부 기관이 요청했다.
자체 모니터링한 경우는 62건, 민원은 551건이었다.
방심위가 시정 요구를 한 불법 도박사이트는 2019년 5만920건, 2020년 5만2천680건으로 꾸준히 5만 건을 넘겨왔다. 2021년에는 4만1천702건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는데, 위원회 지연 구성에 따른 심의 공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30회에 걸쳐 불법 도박사이트 4만124건을 심의했다.
하지만 시정 요구까지는 지난해 외부 기관 요청 건 기준 평균 56일이 걸렸다.
가장 오래 걸린 사례는 접수 이후 465일, 약 15개월이 소요됐다.
민 의원은 불법 도박사이트 담당 인원이 5명에 불과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 중 기능업무직 3명은 불법 금융, 개인정보 침해, 불법 명의 거래 정보 관련 업무도 병행했다.
방심위에 신고·접수된 불법 도박사이트는 지난해 12만7천732건으로 2019년(9만4천253건)과 비교했을 때 약 35% 증가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이 기간 온라인 불법도박 시장 규모는 약 55조 원에서 약 70조 원으로 약 27% 늘었다.
민 의원은 "불법도박 시장이 커지는데, 방심위가 인력 부족 핑계만 대지 않아야 한다"며 "전자심의 도입 등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인력을 보강해 심의 기간을 단축하는 등 관련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