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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대국에서 '헉'…빈대 출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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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학생 루카(18)는 24일(현지시간) 남부 마르세유에서 기차를 타고 파리로 이동하는 내내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한 승객이 검표원에게 "빈대가 있다"고 신고하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검표원들은 여러 좌석에서 빈대 몇 마리를 확인하고는 승객들에게 다음 역에 내려서 다른 기차를 타거나 간이 바가 설치된 칸으로 이동하라고 제안했다.

많은 승객이 화를 내며 아비뇽 역에서 내렸지만 루카는 일정 때문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루카는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저희 칸에 한 열 명 정도 함께 있었는데, 제 자리에는 빈대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했다"며 "기차푯값을 생각하면 전액 환불받아야 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벌써 세 번째 기차 안 '빈대 출몰' 신고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왔다.

지난 19일 기차 의자에서 빈대를 발견했다는 한 네티즌의 SNS는 7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22일엔 릴 플랑드행 직행열차를 탄 승객이 빈대로 보이는 곤충이 의자 손잡이 위를 기어 다니는 모습을 촬영해 SNS에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철도공사(SNCF)의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차 안에 곤충? 고속열차(TGV) 안에는 빈대나 바퀴벌레가 없다. 가끔 곤충이 침입할 수 있지만, 이들은 기차 내에 서식하는 게 아니라 승객이 옮겨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모든 기차는 60일마다 살충제 등으로 방역 조치를 하며, 곤충이나 벌레가 발견된 기차는 반드시 방역한 뒤 운행에 투입한다"고 강조했다.

철도공사는 르파리지앵에 "빈대 출몰은 우리가 특히 경계하는 문제"라며 "모든 신고를 진지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대국 프랑스에서는 기차 좌석 외에도 영화관 의자나 숙박시설 침대 등에서 빈대가 종종 발견돼 '낭만의 나라' 이미지를 깎아 먹고 있다.

2018년에만 호텔, 병원, 극장, 아파트 등 총 40만 곳에서 빈대가 출몰한 것으로 추산됐다.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는 한국에서는 1970년대에 자취를 감췄지만, 프랑스에서는 각국의 관광객이 드나들며 숙박업소 등의 위생 환경이 악화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빈대가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20년 대대적인 빈대 퇴치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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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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