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추가 금리인상과 상당기간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내년 예상보다 적은 폭의 금리인하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 속에 이날 2년물 국채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현지시간 20일 미 연방준비제도는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현행 연 5.2%~5.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최근 지표상 경제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해왔고, 일자리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이라고 현재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연준이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실질 GDP 전망치는 지난 6월 1.0%에서 2.1%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6월 3.2%에서 3.3%로, 근원 물가는 기존 3.9%에서 3.7%로 높였다.
금리는 시장예상대로 동결했으나 점도표에서 나타난 연준 위원들의 심리는 매파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내년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은 4.875%~5.375%로 당초 전망치보다 1%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CME 페드워치 집계 기준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날 성명서 공개 직후 약 66%에서 한국시간 오전 6시 30분 현재 71.6%까지 높아졌다.
성명서 공개 직후 이어진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탄탄한 미국 경제와 강력한 노동 시장, 고착화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내년과 내후년에 걸쳐 높은 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아직 회의가 두 번 남아있고. 필요한 경우 금리인상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지면서 보다 신중히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보다 진전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목표는 노동 시장에 거의 손상을 주지 않는 연착륙이라면서 "이는 그럴듯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력이 하락해 취약계층이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고물가로 인한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 영향과 내달 임박한 미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영향을 판단하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연준의 이번 성명서와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해 월가 에버코어ISI는 "강력한 매파"였다고 평가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연 5.175%를 돌파해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단기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 지수는 파월 의장 연설 이후 낙폭을 키워 전거래일 보다 1.5% 이상 하락한 채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