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현 엑스·X) 인수를 위해 스페이스X로부터 10억달러(약 1조3천306억원)를 빌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최근 입수한 문서를 인용해 머스크가 X를 440억달러(약 58조6천640억원)에 인수한 지난해 10월 스페이스X로부터 10억달러를 빌렸으며 한 달 뒤에 곧바로 이자와 함께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때는 스페이스X가 스타십 로켓 프로젝트와 스타링크에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시기이자 머스크가 X를 인수한 시기라고 WSJ은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스페이스X의 보유 현금과 유가증권은 47억 달러(약 6조2천557억원) 수준이었다.
WSJ은 머스크가 스페이스X로부터 자금을 융통한 이유를 알 수 없으나 예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스페이스X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수년 전 재정적으로 어려운 테슬라를 지원하기 위해 스페이스X로부터 2천만달러(약 266억원)를 빌렸으며 자신이 만든 솔라시티와 보링에도 스페이스X의 자금을 투입했다.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주식 42%와 의결권 79%를 가진 최대 주주여서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스페이스X로부터 자금을 빌릴 수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2017년 스페이스X와 처음 대출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수차례에 걸쳐 대출 가능 금액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 중 한명으로 꼽히지만 대부분의 재산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의 지분 형태이며 실제 가진 현금은 많지 않다. 그래서 머스크는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은행들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대출받았다. 지난 2020년 12월 기준 머스크가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은 5억달러(약 6천657억원)가 넘었다.
머스크가 1년여간 매각한 테슬라 주식만 390억달러(약 51조9천285억원)어치에 달한다. 그는 스페이스X 대출금을 상환한 지난해 11월 근 40억달러(약 5조3천260억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팔았고, 그다음 달에도 비슷한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