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채 발행량이 비수기에 높은 금리 수준까지 맞물리며 유독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회사채 발행량도 회복되지만, 올해는 미국을 필두로 통화정책 전환의 갈림길에 선 만큼 당분간 회사채 발행 기업들의 '눈치 보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집계된 회사채(일반 기준) 발행 규모는 3천860억원이다. 이는 작년 동기(1조3천273억원) 대비 70.9%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발행 규모도 3조1천380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 월평균 발행 규모가 7조4천699억원임을 감안하면 지난달과 이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눈에 띄게 저조한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들어 전날까지 회사채 수요예측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동원F&B, 포스코인터내셔널, 롯데케미칼[011170], SK실트론, 현대로템[064350] 정도가 이달 중하순 수요예측 일정을 잡아둔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3분기 들어 회사채 발행이 급감한 건 계절적 비수기 영향 탓이 크다.
7∼8월 여름 휴가철인 데다 이달 중순까지는 반기보고서 제출 기간이어서 매년 이맘때마다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금리 상승 등이 맞물려 발행 감소가 유독 극심하다는 후문이다.
실제 7월과 1∼6월 발행 규모의 평균치를 비교할 때 올해는 7월에 약 58% 급감(7조4천699억원→3조1천380억원)한 반면, 지난해는 7월에 2.9% 감소(5조1천513억원→4조9천999억원)에 그쳤다.
올해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3년물 금리 추이를 보면 지난 3월 하순부터 약 두 달간 연중 최저치(2월 3일 연 3.110%)에 가까운 연 3.20∼3.30%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5월 하순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으며 지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하자 더욱 크게 올랐다. 전날 기준 3년물 금리는 연 3.747% 수준이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을 자극하는 악재가 발생했던 점도 회사채 투자심리 위축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초 새마을금고 사태가 발생한 후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하고 관련 업종 채권 수요가 위축되는 등 부동산 PF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고조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올해는 설령 비수기가 끝나더라도 회사채 발행량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선제적으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여유 현금이 있는 상태"라며 "9월 중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시중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만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2% 수준으로 안정되기 전까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