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특유의 쇼맨십을 과시하면서 공화당 내 최대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모습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전날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주 축제에서 고기를 굽는 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탑승한 보잉 757 전용기가 하늘에 나타나 군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전용기를 목격한 사람들은 박수하고 환호하며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를 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도착을 화려하게 알린 것으로 뉴욕타임스(NYT)는 전용기가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일반적이지 않은 비행경로를 이용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오와주는 내년 1월 15일 공화당의 주별 경선이 시작하는 곳으로 트럼프와 디샌티스를 비롯한 공화당 주요 주자들이 유권자와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주말 전후로 축제장을 찾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격차가 크게 벌어진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이오와의 99개 카운티를 전부 돌겠다고 선언하고 이틀 동안 버스로 전역을 누볐지만 결국 아이오와주의 관심은 트럼프에게 쏠렸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유세의 전통과 관례를 무시하면서도 공화당 경선을 주도하고 있으며 기회가 될 때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축제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판하는 책자를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아이오와 주지사와 대담에 참여하는 동안 '론, 호감 가는 사람이 되어라'(Be likable Ron!)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단 경비행기가 1시간 넘게 상공을 맴돌았다.
이는 다소 딱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디샌티스 주지사의 태도를 꼬집은 것이다.
앞서 디샌티스의 선거 고문이 2018년 주지사 선거 토론을 준비하는 디샌티스에게 공격적인 발언이나 흥분을 자제하고 호감 가는(likable) 모습을 보여줄 것을 조언하는 영상이 공개된 바 있는데 이후 트럼프 지지층은 이를 공격 소재로 삼아왔다.
아이오와 축제에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 다른 주자들도 참석해 표심을 다지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주자들과 달리 고기를 굽지 않았고 아이오와 주지사와 대담도 거부했으며 2시간도 안 돼 자리를 떴다.
그는 지지자들이 모인 술집에서 연설하면서 자신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