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50억달러(6조6천억원)어치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칩 구매 주문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했다.
GPU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로, 미국 정부는 작년 이와 같은 첨단기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이날 미국 자본의 중국 직접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두와 텐센트, 알리바바, 소셜미디어(SNS)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10억달러(1조3천억원)어치의 A800 칩 10만개를 엔비디아에 주문해 올해 내로 받을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내년에도 40억달러(5조3천억원)어치의 A800 칩을 구매하는 계약을 엔비디아와 이미 체결했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작년 10월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금지하고 AI,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의 조치에 엔비디아는 기존 GPU 칩 A100보다는 성능이 다소 낮지만 수출 규제에는 걸리지 않는 A800 칩을 대(對)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해 생산해 왔다.
기존 A100은 데이터 전송속도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초당 600기가바이트(GB)인데 A800은 초당 400GB로 낮다.
그러자 미국 정부가 A800 칩 수출도 막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6월 나왔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터뷰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당장의 영향은 없을 것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 성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엔비디아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TF의 보도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