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흑곰이 캘리포니아주 고급 주택가를 돌며 최소 21채에 무단침입해 소란을 일으킨 끝에 '수배' 1년6개월 만에 붙잡혔다고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잡힌 곰은 덩치가 워낙 커 돌아다니는 모습이 탱크 같다고 해서 '행크 더 탱크'라는 별명이 붙은 암컷 흑곰으로 지금까지 주택 21곳을 무단 침입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등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곰은 몸무게가 225㎏이 넘는 초대형 곰으로 전해졌다. 보통 암컷 곰은 무게가 125㎏ 정도 나간다는 점에서 덩치가 보통 곰의 두배 수준인 셈이다. 게다가 이 곰은 자신의 새끼 곰 3마리와 함께 다니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이 곰에게 마취제를 쏴 무사히 제압했다.
행크 더 탱크가 유명해지면서 곰에 대한 옹호 여론은 더 높아졌다고 NPR는 전했다. 사람들은 행크 더 탱크가 민간에 자주 내려오게 된 것은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곰의 서식지가 침범당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곰들은 보통 안락사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행크 더 탱크의 안락사 처분을 반대하는 여론도 조성됐다.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국(CDFW)은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64F의 검역이 끝나는 대로 이 곰을 콜로라도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자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트위터에서 이 암컷 곰에 맞는 '헨리에타 더 탱크'라는 별칭을 새로 붙이고 "곰이 나의 관할지로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CDFW는 어미와 함께 종종 가택침입에 동행했던 수컷 새끼 3마리도 적당한 곳으로 옮겨져 재활 훈련을 받은 뒤 언젠가는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새끼 중 한 마리는 이달 초 차에 받혀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