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주최 측이 1천억원대 예산 대부분을 조직위원회 운영비로 쓴 것으로 드러나면서 예산 사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중요한 야영장 조성에는 쥐꼬리만큼의 예산만 투입한 것이 이번 파행의 원인으로 지목, 향후 정치권 등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7일 정부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잼버리에 투입된 총예산은 1천170여억원이다. 국비 302억원, 도비 409억원을 비롯한 지방비 419억원, 참가비 등 자체 수입 400억원, 옥외광고 49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무려 74%를 차지하는 869억원이 조직위 운영비로 잡혔다.
상하수도와 하수처리시설, 주차장, 덩굴터널 등 기반 시설 조성에는 235억원이 편성되는 데 그쳤다. 대집회장 조성과 행사 무대 설치에 30억원, 교육장 조성에 36억4천만원이 투입됐다. 화장실·샤워장 등 야영장 시설 조성에는 이보다 적은 129억원을 썼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56억원, 2022년 398억원, 올해 617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예산 문제 지적에 대해 "2020년부터 잼버리 관련 예산은 1천130억원이고 그중 조직위 인건비는 55억원, 운영비 29억원 등 총 84억원이다"며 "나머지 예산은 잼버리 시설비와 행사 사업비로 집행하고 있다"고 다른 예산 배정 내역을 밝혔다.
여성가족부와 전북도 등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 활동을 명목으로 수십건의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전북도청 관계자 5명은 2018년 5월 '잼버리 성공 개최 사례 조사' 명목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로 6박 8일 출장을 갔다. 인터라켄, 루체른, 밀라노, 베네치아 등 관광 명소가 포함됐다. 하지만 정작 스위스와 이탈리아는 잼버리 개최 경험이 없다.
같은 해 12월 전북도 공무원 등은 호주 스카우트연맹을 방문한다면서 호주로 출장을 갔고, 2019년에는 여가부와 전북도 공무원들이 제24회 세계 잼버리 참관 명목으로 미국에 다녀왔다.
잼버리를 명목으로 크루즈 여행을 가기도 했다.
부안군은 잼버리 개최가 확정되자 '크루즈 거점 기항지 조성을 통한 잼버리 개최지 홍보'를 명목으로 2차례 출장을 떠났다.
잼버리와 관련된 해외 출장은 전북도와 부안군, 여성가족부 등에서 총 90건 이상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잼버리 예산의 사용처가 의심된다며 조사 필요성을 제기해 향후 정치적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번 대회가 끝난 후라도 관계기관은 문재인 정권 5년간 이번 세계대회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고,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은 어떻게 지출했는지 철저히 검증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