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대전지법 이소민 판사는 5일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면서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전날 오전 9시24분께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 B(49)씨의 얼굴과 가슴, 팔 부위 등을 흉기로 일곱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 학교 졸업생이라고 속여 정문을 통과해 교내로 들어온 A씨는 2층 교무실로 올라가 B씨를 찾았다. 이어 B씨가 수업 중이란 말을 듣고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B씨를 발견, 교무실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
동료 교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추적 끝에 범행 2시간여 만인 이날 낮 12시 20분께 중구 유천동 주거지 인근 도로에서 A씨를 검거했다.
그는 경찰에서 "예전에 B씨가 근무했던 고등학교의 제자로, 당시 안 좋은 기억이 있어 범행했다"고 진술했으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의 재학시절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교사가 같은 학교에 근무한 사실은 있으나, 실제 담임을 맡거나 교과를 담당했는지 등도 추가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주거지 인근 병원에서 조현병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으며, 의사로부터 입원 치료도 권유받았으나 입원도 치료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주장이 정신질환에 따른 망상인지, 실제 사실에 의한 기억인지 추가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A씨에 대한 마약과 음주 간이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경찰은 정밀 검사를 위해 모발과 소변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한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B씨는 현재 의식이 일부 돌아오는 등 상태가 다소 호전됐으나 아직 위중한 상태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