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우리나라에서도 더위가 어마어마한데요. 주변만 둘러보아도, 기존에는 나이가 있으신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양산의 판매가 크게 뛰었으며, 올 여름 더위로 인해 대형 마트에서는 여름 시즌 상품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뉴스들이 심심찮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후 문제가 ‘증시’나 ‘경제 환경’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은 시야를 조금 넓혀 올 여름을 덮친 더위와 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적인 문제와 변화들을 알아봅니다.
1)식료품 가격
우선, ‘식량’ 이슈를 피할 수 없겠습니다. 벌써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신선 제품들의 생산에 어려움이 있고, 커피나 견과류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기후 이상이 장기화되면 단순히 몇 차례 농사를 망치는 것을 넘어 매장에 있는 재고 관리에도 문제가 생겨 세계적으로 ‘식량 수급이 불안정한 지역들을 위주로’ 문제가 발생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2)엘니뇨 현상 지속시 경제적 타격
한편 7월에 미국 해양대기청은 공식적으로 엘니뇨 현상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이 현상이 오래 지속되어 내년은 역사적으로 가장 더운 해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음식 가격에서부터 겨울 의류 판매’까지 영향이 가며 미국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1997-8년 사이 엘니뇨 당시 5조 7000억 달러의 세계적인 손실이 있었고, 1982년과 83년 당시에는 4조 1000억 달러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3)에너지 가격
세번째로 휘발유 가격도 전세계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너무 더운 여름 날씨에 연료 생산 업체들이 생산 작동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원유 재고가 이미 낮은 상황에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은 올라가게 되는 건데요.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5월부터 최소 네 군 데의 시설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났고, 일곱 곳 정도에서는 전력 부족과 예정에 없던 수리 등으로 생산 중단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잘 정비가 되지 않았던 시설들이 이번 여름열기로 인해 고장 나고 문제가 생기면서 전세계적으로는 2% 가량 정제 활동이 줄어들었다고도 보도됐습니다. 토탈 에너지 CEO인 패트릭 푸야인은 기업 실적 발표 당시 ‘정제 업체들은 고온의 날씨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직접 밝히기도 했는데요.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지난 11월 이후 최고를 찍었으며, 이러한 모습은 8월에도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4)반도체
한편 폭염은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반도체는 음식료, 원자재 채굴 등과 함께 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SASB)가 꼽은 물 사용 민감 업종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생산 공정에는 많은 물이 사용되는데, 저수지가 마를 경우 생산에 차질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일례로 대만의 TSMC는 이미 2021년 당시 가뭄으로 인한 공업 용수 부족으로 반도체 생산량을 맞추지 못한 바가 있습니다. 추가로 중국 등지에서 폭염으로 수력 발전량이 급감했는데, 8월까지 전력 안정성을 계속해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들도 있었습니다.
5)휴양,관광 산업 지각변동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전반적인 휴양 일정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는데요. 일례로, 로도스라는 섬은 그리스에서/ 아름다운 해변과, 고대 조각상으로 유명한 유적지가 많아, 여름 휴양지로 유명했던 장소인데요, 올해는 커다란 산불이 일어나 해안가로 번지면서 주민과 관광객 3만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일어납니다. 비슷하게 남유럽 전반이 40도가 넘는 열돔에 갖힌 상황인데요. 사람들이 휴양 시기를 조정하거나, 너무 더운 곳은 피하려고 하게 된다면 기존의 여행 산업 전반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지중해 지역으로의 방문 계획은 올해 10%가량 감소했고, 스칸디나비아 지역으로의 여름 예약이 오히려 37% 정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또 익스피디아에 따르면 독일인이 특히 남부노르웨이나 덴마크, 핀란드 같은 지역으로 검색을 많이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관광 산업에만 온전히 의존했던 그리스나, 스페인, 튀르키예 등 지역들에는 경제 활동이 보장되기 어려워 질 수 있겠습니다.
전가은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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