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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축소" 문자 한 통에…들끓는 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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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정부가 기본 소득 정책인 '시민 소득'을 대폭 축소하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분노로 표출되며 사회적인 혼란이 커지고 있다.

공영 방송 라이(Rai)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도시 나폴리의 국가사회보장공단(INPS) 본부 앞에서 시민 소득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같은 날 남부 시칠리아섬의 테라시니에서는 60대 실직자가 시장실에 난입해 휘발유를 뿌리며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노동자의 날'인 지난 5월 1일 내각 회의를 열고 노동시장 개혁 시행령을 의결해 발표했다. 시민 소득 혜택 금액과 기간을 축소하고, 단기 일자리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시민 소득은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M5S)의 주도로 2019년 도입된 기본 소득 정책이다. 무직자나 저소득자에게 생계가 가능한 최소한의 소득을 보장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걸 막겠다는 취지였다. 멜로니 총리가 대표인 이탈리아형제들(FdI)은 당시 야당으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지난해 10월 집권한 멜로니 총리는 이 제도가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키우고, 청년들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며 혜택 축소를 주장해왔고, '노동자의 날'에 개혁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8∼59세 저소득층에 대한 시민 소득은 현재 가구당 평균 월 550유로(약 81만원)에서 내년 1월부터는 월 350유로(약 51만원)로 삭감된다. 시민 소득 수령 기간은 최대 12개월로 제한되고, 이 기간 직업 훈련 프로그램에 반드시 참가해야 한다. 다만 미성년자, 60세 이상 노인 또는 장애인이 있는 가구는 최대 30개월 동안 월 500유로(약 73만원) 이상을 지급받을 수 있다.

안사(ANSA) 통신은 지난달 28일 약 16만9천 가구에 시민 소득이 삭감된다는 문자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전했다. 시민 소득 수급자 대부분은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난한 남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밥줄이 걸린 이 문제를 달랑 문자 메시지 한 통으로 통보하자 분노가 커졌다.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엘리 슐라인 대표는 "잔인한 삭감"이라며 정부에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요 노조에서도 정부가 16만9천 가구의 시민 소득을 삭감하면서 동시에 고소득층의 체납 세금에 대해서는 사면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사진=이탈리아 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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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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