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우기 안전점검' 결과 대형건설사의 공사현장에서 다수의 부실시공 사례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GS건설의 주차장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된 철근과 콘크리트와 관련한 미흡 사례도 매년 반복돼 나타나고 있었다.
● 대형건설사 현장도 '무더기 적발'…현대건설 최다
한국경제TV가 입수한 건설현장 '우기대비 안전점검'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20대 건설사의 공사현장 116곳에서 미흡 사항 208건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0년 31곳(59건), 2021년 16곳(26건), 2022년 35곳(72건), 2023년 34곳(51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적발된 업체는 시공능력평가 2위 업체인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최근 3년간 우기 안전점검 결과 17곳 현장에서 총 32건의 문제점을 지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건설업체인 포스코이앤씨(10곳), DL이앤씨(6곳), GS건설(5곳)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였다.
현대건설의 주요 지적 사례로는 ▲2020년 '태안기업도시 기반시설공사' 현장에서 안전관리비 일부 미계상(과태료 250만원) ▲2022년 '힐스테이트 대전 더스카이' 현장에서 콘크리트 시공이음부 미흡, 안전점검 결과 제출 미흡 등(과태료 150만원)이었다.
현대건설은 올해도 경주 황성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현장과 광주 월계동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각각 동바리 시공 미흡, 안전교육·기록관리 미흡 등으로 총 3차례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 콘크리트·철근 문제도 반복 적발…안전점검 실효성 있나
점검 결과를 살펴보니 콘크리트와 철근 같은 건축물 안전과 직결되는 자재 품질을 지적받은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
콘크리트 관련 미흡 사항은 3년간 총 4건 확인됐는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2번씩 적발됐다.
현대건설은 2021년(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 연구관리동)과 2022년(힐스테이트 대전 더스카이)에 적발됐고, 대우건설은 모두 올해 점검에서 적발됐다(김천시 부곡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동대구 푸르지오 브리센트 신축공사).
철근과 관련한 적발 사항은 4년간 총 8차례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건(포스코이앤씨, 계룡건설산업) ▲2021년 1건(대우건설) ▲2022년 3건(한화건설, 코오롱글로벌, GS건설) ▲2023년 2건(현대건설, 한화건설)이었다.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 공사현장에서도 기초 자재와 관련한 문제가 반복적발되는 만큼, 안전점검에서 지적 사항이 발견됐다면 면밀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계절별 안전점검(우기·동절기·해빙기)은 국토부 산하 국토지방관리청에서 주로 단속에 나서는데, 지방청 중심의 단속이 이뤄지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현장에서 시정조치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점검이 마무리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부실시공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회성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며 "국토부는 시공사 뿐 아니라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발주청에 대해서도 면밀한 조사에 나서야만 부실시공 관행을 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