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웃나라 일본이 10년 간의 양적완화를 끝내고 사실상 긴축의 신호탄을 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소하기만 한 일본의 긴축에 시장에서는 엇갈린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당장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가 급등했는데, 오히려 엔화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첫 소식 서형교 기자입니다.
<기자>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을 최대 연 1%까지 용인하겠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주 금요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을 통해 개입하는 장기금리 상한을 연 0.5%에서 연 1%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0.5%를 넘어서면 국채를 무제한으로 사들여 금리를 떨어뜨렸는데, 앞으로는 장기금리가 급변동하지 않는 한 연 1%까지 오르더라도 공개시장조작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에 채권시장에선 “일본은행이 긴축으로의 전환에 첫 발을 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전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연 0.6%를 넘어서면서 2014년 6월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오늘 원·엔 환율은 장중 800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외환시장에선 ‘엔화 약세’ 현상이 계속됐습니다.
통상 긴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채권금리가 오르고 통화가치는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이 이례적으로 상반된 모습을 나타낸 겁니다.
[박상현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BOJ 통화정책 자체가 사실 좀 혼재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요. 총재가 계속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 힘을 더 실어주고 시장에 안도감을 준 것들이 엔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을…]
일본 통화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은 “엔화 가치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베팅한 국내 투자자들이 ‘역대급’으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5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올해 6월 한 달 동안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고, 이번달에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론 엔화 가치가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연준이 통화 긴축을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민경원 /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 (원·엔 환율이) 방향을 바꾸려면 결과적으로 무조건 달러가 약세로 가야 하는데, 내년 초에 미 국채 금리가 빠지면서 엔화가 먼저 강세로 가면서 약달러 분위기를 만들어줄 거고 (엔화) 매도 타이밍을 잡아볼 수 있지 않나…]
한국경제TV 서형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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