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새로운 소통 실험에 나섰다.
27일 교보생명에 따르면 신 의장은 이달 초부터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과 광화문 본사에서 3차례에 걸쳐 진행된 하반기 경영현황설명회에서 MZ세대 직원들만 별도로 초청해 1시간 이상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보생명은 이번 설명회에서 회사 경영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마케팅과 혁신,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세대간 소통이 주된 화두로 제시됐다.
신 의장은 "건강한 조직문화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구성원들 간의 상호이해가 중요하다"며 "팀장, 임원들에게 늘 MZ세대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오늘은 거꾸로 여러분, MZ세대에게 상사인 X세대(1970년대생)를 좀 이해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X세대가 다소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인 문화에 익숙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걸 좋아하고, 피드백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며 "업무를 할 때 X세대의 이런 특징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 임직원 가운데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생)가 차지하는 비율은 52.8%로 절반이 넘는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신 의장은 MZ세대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한 사원은 "직접 의장님에게 회사가 만들고자 하는 개선된 조직문화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이 이색적이었다"고 평했다.
혁신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데서 착안해 시작된 '작은 혁신 포상제도'도 교보생명 분위기 개선에 한 몫하고 있다. 작은 혁신 포상제도는 현업 부서에서 실무 수준으로 작고 실행 가능한 혁신을 시도한 사람에 대해 포상을 하는 제도다. 시행 후 2개월 만에 전사에서 33.7%에 달하는 참여율을 보여줬다.
실제 준법지원팀에서 광고 심의를 담당하고 있는 이유주 사원은 그간 대면으로 진행됐던 광고 심의 시스템을 비대면으로 기획해 많은 교보 직원들의 수고를 크게 줄였다. 이 사원은 "저도 현장 업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영업 현장은 하루 한 시가 바쁘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이 프로세스는 꼭 개선하고 싶었고, 동료 분들이 잘 만들었다고, 편리하다고 해주실 때마다 아주 뿌듯하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현재와 같은 시대를 잘 살아가기 위해선 새로 탐구할 영역을 찾아내는 힘, 다양한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해 가장 좋은 것을 찾는 힘, 주어진 맥락에 맞춰 평가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