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냇웨스트은행의 앨리슨 로즈 행장이 극우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의 개인정보를 BBC 방송에 유출했다가 물러났다.
26일(현지시간) 더 타임스와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냇웨스트의 로즈 행장은 패라지 전 브렉시트당 대표의 재정에 관한 정보를 BBC에 유출한 것을 인정하고 사임했다.
로즈 행장은 이달 3일 한 자선 만찬에서 사이먼 잭 BBC 산업 담당 에디터와 대화를 나눴고, 잭 에디터는 다음 날 냇웨스트 은행 계열사인 쿠츠가 패라지 전 대표와 거래를 끊은 데는 정치적 이유는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프라이빗 뱅킹 전문 회사인 쿠츠가 요구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기준을 패라지 전 대표가 맞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번 사안은 6월 말 패라지 전 대표가 한 은행이 서면으로 거래 중단을 통보했고, 이유를 물었다가 상업적 결정이라는 답을 들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그런데 BBC 보도 후 패라지 전 대표가 쿠츠에 요청해서 받은 40쪽 분량 문서에는 거래 중단 이유가 동성애자 권리에 대한 견해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 등이 회사의 포용적 가치와 맞지 않기 때문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이 문서는 쿠츠가 자산 평판 위험 위원회에 보고하기 위해 몇 달에 걸쳐 조사해 작성한 것이다.
결국 BBC는 부정확한 보도에 관해 사과했고 로즈 행장은 총리실 등의 압박에 버티지 못하고 사임했다.
로즈 행장은 잭 에디터와 패라지 전 대표의 재정에 관한 얘기를 나눈 것은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인 금융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무심코 BBC 에디터에게 패라지 전 대표가 쿠츠의 자산 기준을 넘지 못했다는 인상을 줬다고 주장했다.
수낵 총리는 트위터에서 "정치적 견해로 인해 기본적 서비스 사용이 금지돼선 안 된다"며 "사상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