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이어 덴마크에서도 '쿠란 소각' 시위가 발생하자 중동 국가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이라크 국영 INA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정부 청사와 외교 공관이 밀집한 바그다드 그린존 인근에 시위대 1천여명이 결집했다.
이들은 바그다드 주재 덴마크 대사관으로 행진을 시도했으나 보안군은 그린존으로 향하는 2개 다리를 차단하고 접근을 막았다. 시위대와 군의 대치는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대치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와 경찰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날 오후 '덴마크 애국자'(Danske Patrioter)라는 명칭의 극우 단체는 페이스북 계정에 남성 1명이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이라크대사관 앞에서 이라크 국기와 쿠란으로 보이는 책을 불태우는 영상을 게시했다.
코펜하겐 경찰 관계자는 AFP에 대사관 앞에 아주 적은 인원이 이라크 대사관 앞에 모였고, 이 과정에서 책 한권이 불태워졌다고 확인했다. 다만 "어떤 책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이 덴마크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이라크는 강력 반발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이날 오전 성명에서 "덴마크의 이라크대사관 앞에서 신성한 쿠란과 이라크 국기를 모독한" 행위를 규탄하면서 "이 같은 행위는 (상대방의) 반응을 촉발하고 모든 이해 당사자를 민감한 상황에 부닥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라크 정부는 최근 스웨덴서 잇따른 이슬람 경전 쿠란에 대한 모독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추방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지난 20일 성난 시위대가 스웨덴 대사관에 난입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전날 테헤란 주재 스웨덴 대사관 앞에는 시위대 수백명이 모여 쿠란 소각을 허용한 스웨덴 정부를 비난했다. 일부 시위대는 스웨덴 국기를 소각하기도 했다.
이란 외무부는 쿠란 소각에 대한 대응으로 신임 스웨덴 대사의 입국을 불허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이란 정부는 주스웨덴 자국 대사 파견을 무기한 보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덴마크 정부는 성스러운 쿠란과 이슬람 성역에 대한 모독을 방지할 책임이 있으며 관련자들을 기소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자국 주재 스웨덴 대사를 초치해 쿠란 모독 행위에 대해 항의했다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