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가장 교육열 강한 수성구에서 이달초 치러진 한 공립중학교 1학년 기말고사 영어시험이 출제 오류로 1개 문제가 무효 처리됐다.
해당 문제는 객관식 오지선다형으로 보기에 따라 3개 문항이 정답이 될 수 있도록 출제됐다.
12일 해당학교 학생·학부모에 따르면 문제가 된 문항은 용돈 사용 명세가 적힌 표와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를 읽고 적절하지 않은 표현을 찾아내는 문제이다.
출제 의도는 표와 일치하지 않아 문맥상 어울리지 않는 문항을 찾아내라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2개 선택지가 철자(spelling)와 동사 시제(時制)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지키지 않아 이와 관련된 선택지가 적절하지 않다고 고른 학생도 많았다.
심지어 문제에 등장한 단어 'because'가 'bacause'로 잘못 표기해 선택지에 포함하기도 했다.
해당 학교는 문제가 생기자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해당 문항을 복수 정답이 아닌 '무효'처리하고 25문항 100점 만점의 영어시험 '96점' 만점으로 해 환산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1학년 수학 시험 때도 출제 오류가 발견돼 시험 도중 2차례에 걸쳐 3문제가 수정되는 일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 기말고사를 친 수성구의 한 사립중학교에서는 객관식 17문항 가운데 14문항이 문제 풀이 앱에 올라와 있는 것과 대부분 일치하거나 선택 항의 순서만 일부 바꿔 출제돼 문제가 됐다.
문제가 불거지자 이 학교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재시험을 치르기로 결정했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했다.
대구에서 교내 시험과 관련해 문제가 자주 불거지자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요즘 중학교 시험 기간이면 아파트 단지가 조용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학생과 그 가족은 시험에 집중하는데 교사들은 시험 출제 뒤 다시 점검하지도 않고 문제를 인쇄하고, 기출문제를 그대로 다시 내는 등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학부모는 "요즘은 중학교 내신도 특목고 진학 등을 위해 매우 중요한데 교사들은 시험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에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