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국 곳곳에서 '기습 폭우'가 이어지면서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지는 등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광주, 강원 등 곳곳에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경기 여주에서는 하천변을 산책하던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운동 나간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후 1시 26분께 실종 지점으로부터 100여m 떨어진 곳에서 시신을 수습했다.
오전 9시 58분께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서는 "다리 공사현장에서 차량 5대와 컨테이너가 빗물에 떠내려갈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은 장비 7대와 인원 20명을 투입해 현장 조치에 나섰다.
이 밖에 나무가 쓰러지고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오후 2시 28분께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한 빌라에서는 지하 1층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10t가량의 빗물을 빼냈다. 구월동에서도 오후 2시 56분께 상가 건물 지하 공간이 침수됐고, 미추홀구 용현동에서는 단독주택 지하가 침수돼 10t의 빗물을 빼내야 했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장수 나들목(IC) 인근에선 도로 옆쪽으로 물이 차면서 차량들이 불어나는 물을 피해 느리게 운행해야 했다.
오후 2시 9분에는 중구 대신동 청라언덕역 인근 편도 5차선 도로인 달구벌대로에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통행이 한때 제한됐다. 이어 오후 2시 30분께 달서구 성서공단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차량 두 대 위를 덮쳤다.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옆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강한 비로 가림막이 쓰러졌다.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한 이날 정오부터 광주소방본부로 100여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낮 12시 9분께 광주 북구 아파트단지 내 어린이집 보육실 천장이 무너지고, 어린이집 인근 아파트 출입구 천장 부분의 철제 구조물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원생들은 귀가 조치 했다.
또 북구 중흥동·연제동·양산동에 있는 주택과 상가가 침수되고 남구 진월동 도로변과 북구 임동오거리·동운고가, 광주역 광장 일대 도로 등도 물에 잠겨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했다.
기상 악화로 하늘길도 막혔다. 이날 오후 2시 45분 광주공항을 출발해 제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1613편이 40분 지연됐다.
이날 경기 이천에서 시간당 64.5㎜의 폭우가 쏟아지고, 강원 원주에서 61㎜에 달하는 강한 비가 쏟아지는 곳곳에서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달 25일 이후 전국 평균 강수량은 약 273㎜로 평년 장마철 강수량(356.7㎜)의 75%를 이미 채웠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내일까지 더 많은 비가 예보된 곳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부지역 등에 내일 오전까지 돌풍,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7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관련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