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여름 강행을 예고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준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평가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4일 종합 보고서에서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일본 정부가 방류를 위해 기다려온 중요 관문은 모두 거친 셈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출발 신호만 울리면 해양 방류 계획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방류 시점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올해 여름 무렵에 방류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해왔다.
오염수 방류를 위한 약 1㎞ 길이의 해저터널 공사는 이미 지난달 마쳤다.
이에 따라 일본 내 어민들의 반대 등 국내외 반발을 고려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적절한 방류 개시 시점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실 일본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오염수 방류를 늦어도 올해 여름 무렵까지는 개시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혀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정부는) 방출 예상 시기를 올해 봄부터 여름 무렵이라고 밝혀왔으며 이 방침에 변경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계획에 맞춰 일본 정부는 최근 방류 설비 공사와 시운전 등 준비 작업을 벌여왔다.
1㎞ 길이의 해저터널 굴착 공사는 이미 약 두 달 전 끝냈고 지난달 27일에는 방류 설비의 시운전도 완료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 회사인 도쿄전력은 방류 개시가 결정되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돼있는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할 방침이다.
희석 과정은 오염수를 ALPS 장비로 정화해도 삼중수소(트리튬)가 걸러지지 않는 데 따른 대응 방식이다. 일본 정부는 희석된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에 불과해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제 형식적으로 남은 절차라면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방류 설비 등의 성능을 승인해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지난달 이뤄진 설비 검사에서 바닷물을 퍼 올리는 펌프와 문제 발생 시 방류를 멈추는 긴급 차단밸브의 정상 작동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별다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사)종료증'은 이르면 이번 주중에라도 교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종합 보고서와 관련해 "2년간에 걸쳐 평가를 했다"며 "적합성은 확실하다, 기술적 관점에서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 시기를 앞당길 명분을 제공한다.
일본 정부는 국제기구인 IAEA의 긍정적인 평가가 해양 방류에 상당히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고 보고 IAEA의 보고서 내용을 대내외 설득 자료로 활용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사진=AFP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