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센이 상장 첫날인 29일 '따상'을 뛰어넘기는 했지만 가격제한폭 도달엔 실패한 가격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시큐센은 공모가 대비 205.00% 오른 9천150원에 마감했다.
오후 2시 42분께 293.33% 오른 1만1천800원에 거래되며 가격제한폭에 거의 근접하기도 했다.
이날 시큐센의 거래량은 6천730만주, 거래대금은 6천494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며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디지털 보안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핀테크업체 시큐센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체인증·전자서명 솔루션 사업을 비롯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 보안 솔루션·컨설팅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시큐센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각각 2천 대 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1조4천억원을 모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부터 상장 첫날에만 신규 상장 종목은 공모가의 최대 4배로 오를 수 있는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을 시행했다.
새내기주 가격변동폭 확대 조치에 따라 공모가 3천원인 시큐센은 상장 첫날은 1천800∼1만2천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될 수 있었다.
앞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도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시큐센은 매수세가 몰리면서 장 초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뒤 상한가 기록)은 가볍게 뛰어넘었다.
다만 장중 내내 '따따블'(공모가의 400%로 상승)에 닿는 데엔 실패해 향후 새내기주들의 상장일 가격상승폭 도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번 가격변동폭 제도 변경으로 신규 상장 종목들이 며칠에 걸쳐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균형 가격을 찾는 게 아니라 이른 시일 내 균형 가격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상'을 찍으면 그다음 거래일에도 상한가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쉽지만, 가격 제한 폭을 풀어주면 다양한 정보가 가격에 신속히 반영돼 균형가격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만약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세력이 있다면 개장 전 매수호가를 깔아놓아 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로 쉽게 올릴 수 있었지만, 이젠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려면 거래를 많이 일으키고 매수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상' 대신 '따따블'이 가능해진 만큼 단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과도한 '빚투'를 투자자들이 감행할 수 있어 증권사들은 미수거래를 제한하는 조치에 나섰다.
지난 27일 NH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되는 종목들에 대해 상장일 당일에는 미수거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고, 키움·대신·삼성·KB증권 등 증권사 대부분이 동참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