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영국과 튀르키예가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전 세계 긴축 공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 기자, 오늘 첫번째 키워드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 첫 번째 키워드 '계속되는 긴축의 늪'입니다.
간밤 유럽 중앙은행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영국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했고, 스위스 중앙은행도 베이비스텝을 밟았는데요.
빅스텝은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베이비스텝은 25bp 인상을 뜻합니다.
이중 주목할 것은 예상보다 인상폭이 컸던 영국입니다.
시장에서는 영란은행(BOE)이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영란은행은 어제 나온 5월 소비자물가기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물가를 잡기 위해 50bp 인상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영국 통계청은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 8.7%로 네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는데요.
시장 예상치인 8.4%도 웃돌았습니다.
특히 근원물가 상승세는 31년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깜짝 금리인상을 단행한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의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앤드루 베일리 / 영란은행 총재 : 우리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낮아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오늘 취한 조치는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로써 영국의 기준금리는 5.0%까지 오르며 지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앵커>
간밤 튀르키예도 기준금리를 대폭 올렸다고요.
<기자>
네. 튀르키예 중앙은행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요.
기존 8.5%에서 15.0%로 무려 650bp나 올렸습니다.
외신들은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물가가 치솟을 때 오히려 기준금리를 내리는 '역주행' 방식에서 극적으로 유턴해 금리를 인상했다고 전했습니다.
튀르키예의 이번 금리 인상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인데요.
지난달 재선에 성공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직전 재임 기간 무려 85%까지 치솟은 물가상승률을 정상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전날 하원 청문회에 이어 간밤 상원 청문회에 참석했는데요.
연내 추가 2회 금리 인상을 재확인하면서도, 전날 발언에서 한 단계 톤을 낮춘 듯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파월 의장은 "물가 목표치에 가까워졌다"면서 "너무 많이 긴축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는데요.
시장은 한층 부드러워진 연준 의장의 모습에 안도하며 반등했습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기자>
네. 다음 키워드는 '다시 불붙는 AI'입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생성형 AI(인공지능)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는데요.
아마존은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이 AI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손을 놓고 있었지만, AI 기술이 핵심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생성형 AI 센터에 1억 달러, 우리 돈 1,3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요.
생성형 AI 센터는 아마존 웹서비스 고객이 각 회사에 맞는 생성형 AI 관련 상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관련 전문가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아마존은 "생성형 AI 혁신센터는 생성형 AI 전문가와 함께 가성비 좋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기업에 제공해, 모든 조직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아마존은 최근 노동자 측과 잦은 마찰을 빚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앞서 아마존 노동자들은 아마존의 대량 해고와 사무실 출근 의무화 조치에 반발해 지난달 31일 파업에 나선 바 있는데요.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매출 성장 둔화와 경기침체 우려로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습니다.
이번 AI 사업 대규모 투자는 이러한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 웹서비스의 아담 셀립스키 CEO(최고경영자)는 "생성형 AI에 집중하기 위해 자원을 재분배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아마존은 이제 세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고, AI 산업은 장거리 경쟁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마존은 AI 사업 투자를 통해 당면한 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또 장기적으로 매출 확대로 사측이 우려하던 비용 절감 문제도 어느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간밤 아마존 주가는 이 소식에 전일 대비 4% 넘게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앵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시장을 크게 확장시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AI 규제 법안 틀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간밤 미국 의회가 AI 규제 법안의 대략적인 틀을 공개했는데요.
중국과 유럽에서 한발 앞서 AI 규제안을 내놓자 미국도 뒤쳐지지 않으려고 행동에 나선 겁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연설에서 "미국이 AI가 나아갈 길의 규칙을 작성해야 한다"며 AI 규제 입법안을 제시했습니다.
척 슈머 원내대표는 "중국 공산당과 같은 적이 AI 기술 표준을 만드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는데요.
다만 이번에 공개된 AI 규제안은 대략적인 틀이기 때문에 세부 입법안을 마련하기 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을 보입니다.
미국 상원은 오는 9월 AI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AI 인사이트 포럼'을 열고 규제책을 모색할 계획인데요.
이에 따라 구제적인 내용은 9월 이후에 공개될 전망됩니다.
<앵커>
마지막 키워드 전해주시죠.
<기자>
네. 마지막 키워드는 '커지는 재고 압박'입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매출 대비 재고율은 지난 2021년 말에 기록한 최저치 1.27에서 지난달 1.4로 약 10%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재고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요.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가격을 인상해 매출을 올려야 하는데, 재고가 증가하면 가격 인상에 제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용 절감에도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기업 마진 감소와 낮은 매출 성장률은 기업 실적에 큰 악재입니다.
특히 2분기 어닝 시즌을 앞두고 있는 만큼 영업이익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는데요.
월가 전문가들도 늘어나는 재고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애널리스트는 "재고 과잉은 어닝 시즌의 위험 요소"라며 "향후 기업의 이익 감소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애널리스트도 "재고 과잉은 기업의 가격 인상 능력을 제한하고 실적에도 악영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다음주 나이키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재고 증가가 나이키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미 월가에서 재고 증가를 문제 삼아 나이키 실적에 대해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나이키는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요.
전날 투자은행 UBS는 "나이키의 2024년 회계연도 실적 가이던스가 재고 증가에 따른 마진 약화로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이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를 기존 155달러에서 145달러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이 소식에 간밤 나이키 주가는 3% 넘게 하락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나이키 뿐 아니라 의류기업이나 자동차기업 등 일부 제조사들 역시 재고 증가에 따른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며, 2분기 기업 실적을 확인할 때 재고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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