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CJ CGV가 5천억 원대 유상증자 소식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투자자 가운데에는 지난해 CGV의 전환사채 발행 당시 판매되지 않은 물량을 고스란히 떠안은 증권사들도 있는데 주가 하락으로 당분간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5천억 원대 유상증자 결정 이후 CGV 주가는 사흘 만에 30% 넘게 떨어졌습니다.
급기야 23일 주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만 원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주가 하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이는 가운데 일반투자자뿐 아니라 증권사들도 자금 회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CGV가 지난해 자금조달을 위해 4천억 원 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할 당시 시장에서 팔리지 않은 '미매각 물량'을 증권사가 모두 떠안았는데 주가가 급락하며 주식 전환을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인수 물량이 2,3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증권사 3곳도 합쳐서 1천억 원 넘는 물량을 받았습니다.
당시 전환가액은 2만2천 원으로 산술적으로 주가가 2배 넘게 올라야 주식 전환 뒤 매도를 통해 자금 회수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해당 전환사채는 주가가 하락했을 때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리픽싱 조항'도 없습니다.
또 만기가 30년짜리인 영구채인 데다 중도상환도 4년 뒤인 2027년 7월에나 가능하고 이자도 연 0.5%에 불과합니다.
증권사 입장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전환사채를 계속 보유하거나 다른 투자자에게 더 값싸게 팔아야 하는데 CGV 주가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이를 매수할 투자자가 있을지는 미지수란 분석입니다.
이 사안에 밝은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지난해 인수한 전환사채 처리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2021년 CGV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이자가 연 5.5%로 높은 만큼 대부분 증권사가 미매각 물량을 다른 투자자에게 재매각(셀다운)을 통해 자금 회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GV가 빚을 내 빚을 갚아야 할 정도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전환사채를 놓고 증권사의 자금 회수 고민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편집: 권슬기, CG: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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