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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54명 중 범행 대상 골랐다...목적은 '분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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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3세)의 범죄는 치밀하게 계획된 단독 범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송영인 형사3부장)은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결심한 지난 5월 20일부터 일주일 간 정유정의 동선, 범행대상 물색 방법, 범행 준비·실행 과정 등을 수사한 결과 이번 범행은 단독으로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살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범행 동기 분석을 위해 대검 심리분석실은 통합심리분석, 범죄심리학자 자문, 주거지 압수수색, 본인 휴대전화 포렌식, 인터넷 검색 기록 분석, 조부 등 가족 조사, 아버지와의 통화 녹음 파일 분석 등을 실시했다.

통합심리분석 결과 정유정은 '억눌린 내적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러한 행동을 하는 데에 거리낌 없는 사이코패스적 특성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다"며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본건 범행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경찰 단계에서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보다 높은 28점대였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26.3점으로 나왔다. 환경적인 변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자신의 분노를 소위 '묻지마 살인'의 방식으로 해소하기 위해, 범행이 용이한 혼자 사는 여성 불특정 다수 중 대상을 물색해 범행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모두 54명의 과외 강사에게 대화를 시도하며 범행이 용이한 대상을 물색했다. 혼자 거주하고, 여성이고, 피해자의 집에서 과외 수업이 가능한 사람을 찾은 것이다.

검찰은 정유정에게 살해당한 피해자 A씨가 이런 조합에 부합해 범행 대상으로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유정은 살해하기 쉬운 조건을 기준으로 피해자를 정한 것으로 확인돼 '신분 탈취'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의혹에 대한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밖에 검찰은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정유정이 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라는 살인을 암시하는 메모를 확보했고 '살인 방법'과 '사체 유기' 등 살인 관련 인터넷 검색 내용도 확인했다.

정유정은 운전면허 및 자동차가 없어 범행 과정에서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고, 사회 경험이 적어 곳곳에 설치된 CCTV 노출 가능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정유정은 지난 5월 26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A씨 집에서 흉기로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범행 하루 만에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당시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정유정은 A씨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했는데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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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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