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인근 미시간호수에서 7세 소년이 파도에 휩쓸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피해 소년은 전날 오후 가족과 함께 시카고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인디애나주 포티지 레이크프론트 공원으로 물놀이를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지역 경찰은 "오후 5시께 '미시간호수에 들어가 놀던 아이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다"며 "20여 분에 걸친 수색 끝에 소년을 발견하고 물에서 건져 인공호흡을 실시한 후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고 전했다.
검시소 측은 사망 원인을 '우발적 익사'로 확인했다.
목격자들은 피해 소년이 허리 깊이의 물에서 놀고 있었다며 "갑자기 조류(current)에 휩쓸려 호변에서 멀어진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가족 구성원 중 한 명이 소년을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그 역시 거센 물살에 휩쓸리며 소년을 시야에서 놓쳤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인디애나주 천연자원국은 사고 당시 해당 지역에 조류 발생 가능성이 높아 미 국립기상청이 위험 경보를 내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담수호군(群) 오대호는 면적이 넓고 수심이 깊을 뿐 아니라 조류 또는 이안류(rip current·역조) 발생 가능성이 크고, 때에 따라 파고가 7~8m에 이르기도 한다.
비영리 민간단체 '오대호 구조 프로젝트'(GLSRP)는 지난해 오대호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 건수는 108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2010년 이래 누적 건수는 1천171건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본격적인 물놀이 시즌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나 벌써 16명이 오대호에 빠져 숨졌다.
호수별로 보면 미시간호 7명, 이리호 5명, 슈피리어호 2명, 온타리오호 2명 순으로 대도시 시카고·밀워키 등을 끼고 있는 미시간호가 매년 가장 많다.
GLSRP는 "아름다운 오대호가 얼마나 위험하게 돌변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다"며 "오대호 조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