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서울 강남역 인근의 PC방에 점심시간을 위주로 손님이 몰리고 있다.
지난 6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역할수행게임(RPG) '디아블로 4'를 즐기려는 30대∼40대 게이머가 주인공들로 점심시간 '악마 사냥'에 빠진 모습이다.
피시방 업주들은 간만에 PC 플랫폼 기반의 '메가 히트작'이 나오자 디아블로 4의 인기를 반기는 모양새다.
피시방 데이터 분석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디아블로 4의 PC방 점유율은 지난 14일 기준 9%로, 전체 게임 중 3위였다.
1위는 약 5년간 정상을 지키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41.3%)가 차지했고, 2위는 넥슨의 '피파 온라인 4'(10.3%)로 집계됐다.
디아블로 시리즈는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지식재산(IP)이다.
1996년 나온 첫 작품 '디아블로'는 복잡한 서사보다는 액션성과 성장 요소를 강조한 게임성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호평받았다.
디아블로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2000년 나온 '디아블로 2'다.
'디아블로 2'는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피시방 문화를 이끌었다.
디아블로 2의 인기는 당시 게임 과몰입이나 폭력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뒤를 이어 2012년 나온 후속작 '디아블로 3' 역시 국내에서 전작 이상의 흥행 성과를 냈고, 2021년 디아블로 2를 최신 그래픽으로 리마스터한 '디아블로 2 레저렉션'도 출시 직후 피시방 순위 2위까지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디아블로 2와 3가 유행할 당시 청소년기 내지는 20대를 보낸 30대 이상의 게이머들에게 '디아블로 4'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11년 만에 나온 정식 후속작 '디아블로 4'는 '디아블로 2'의 진중한 분위기, '디아블로 3'의 개선된 접근성 등 장점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잘 조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적으로도 흥행에 성공했다.
블리자드는 지난 13일 이례적으로 매출액을 공개하며 디아블로 4가 출시 후 5일간 전 세계에서 6억6천600만 달러(약 8천540억 원)어치 팔렸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