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의원들이 외유 논란 속에 유럽과 일본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 뒤 만든 보고서로 또 구설에 올랐다.
총 7천만원 가까운 세금을 들여 연수를 다녀오고 작성한 '공모국외 출장보고서'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4일 수성구의회에 따르면 구의원들은 지난 3∼4월 사이 유럽(이탈리아·프랑스)과 일본으로 각각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유럽팀(구의원 11명)이 8일 동안 4천240여만원을, 일본팀(구의원 8명)은 9일 동안 2천670여만원의 세금을 사용했다.
방문지에 베네치아, 베르사유 궁전, 루브르 박물관, 샹젤리제 거리 등 관광지가 포함되면서 출국 전부터 외유 논란이 일었다.
여기에 더해 연수 후에는 의무 사항으로 작성된 공무국외 출장보고서가 논란이 됐다.
유럽팀의 경우 보고서 35쪽 가운데 출장 개요, 일정, 방문지 소개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사진으로 한쪽을 채우기도 했다.
일본팀 보고서도 55쪽 중 방문지 소개 비중이 높았으나 의원 개인별 연수 후기를 작성해 첨부했다.
연수 결과를 토대로 한 구체적인 계획안은 찾기 어려웠다.
한 예로 바티칸·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한 뒤 "건물 그 자체가 역사성을 지니고 있는 방식으로 조성됐다"고 평가하며 "현재 수성구가 추진 중인 미술관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도 역사와 현재가 조화되도록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는 후기를 작성했다.
지역 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이 정도 수준의 보고서를 쓰려고 해외까지 다녀왔는지 의문"이라며 "인터넷에 찾아보면 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를 누가 쓰고, 어디에서 정보를 구했는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열린 수성구의회 공무국외 출장 보고회에서는 "여행보고서가 아니라 정책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까지 나왔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목적과 맞지 않는 해외연수라는 판단이 들 때는 비용을 회수하는 장치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당시 대표로 참석한 의원들은 "연수를 떠나기 전문가를 모셔 사전 공부를 했다", "연수에서 느낀 점 등을 구청에도 자료로 제출해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