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유럽에 이어 동남아에서 잇따라 대규모 수출 계약 따내면서 K방산 수출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산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의 수출 가능성도 나오는데요.
방산인사이드,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최근 KAI 수주 실적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과거 삼성항공우주산업과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 이렇게 3개 회사를 정부 주도로 합병해 만든 기업이죠.
대한민국의 대표 항공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최근에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를 1조2천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FA-50은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경전투기입니다.
동남아국가에서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였고요. 지난해 폴란드에 같은 기종 48대를 약 4조원에 수출하기로 한지 불과 5개월 만의 성과입니다.
이렇게 해서 1분기 말까지 KAI 수주 잔고는 약 25조원입니다. 지난 연말보다 석달 새 1.9%가 더 늘었습니다.
추가로 이집트와도 FA-50 3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고, 앞으로 미국 진출도 노리고 있는데요.
이렇게 고정익항공기 수출에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산 첫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수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수리온 수출, 아직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죠?
<기자>
그렇습니다. 2013년 수리온 개발 완료 당시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이렇게 밝혔어요.
“2023년까지 세계 헬기 수요가 1000대로 예상되며, 수리온이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할 것”
바꿔 말하면 올해까지 300대를 수출하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 대도 수출을 못했습니다. 중간에 안타까운 인명사고도 있었고요.
물론 수출 성사 문턱까지 간 적도 있었습니다. 필리핀 수출이었어요.
지난 2018년 6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용산 국방부 연병장에서 수리온을 타 볼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 초 필리핀은 최종적으로 미국산 블랙호크를 선택했습니다.
<앵커>
그때는 가격 경쟁력 차이로 최종 불발된 것으로 저도 기억하는데, 요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KAI 쪽에서 계속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가 수리온 수출의 원년이 될 수 있다. 수리온 수출도 이제 터질 때가 됐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강구영 KAI 사장이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국제 해양·항공 전시회에서 "올해 안에 수리온 수출 여부가 확정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당시 행사에서 각국 해군 관계자들이 상륙공격헬기처럼 다양한 해양 플랫폼으로 파생된 수리온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요.
비슷한 시기 한경 스트롱코리아 포럼에 참석한 윤종호 KAI 부사장(고정익사업부문장) 역시 같은 맥락의 발언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발언들의 근거가 뭔가요?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로 첫 수출이 예상됩니까.
<기자>
일단 수리온은 양산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군과 경찰, 소방헬기, 의료헬기 등으로 다양하게 운용됐습니다. 여러 논란을 극복했고 그러면서 성능도 입증이 됐습니다.
실제로 KAI는 여러 나라와 수리온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AI 측은 상대국이 있다 보니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인지 밝힐 수는 없다고 했지만, FA-50처럼 KAI에서 만든 다른 항공기를 도입한 국가로의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이라크,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등을 꼽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여기서 이라크 같은 나라는 과거에도 수리온 수출 가능성 하면 빼놓지 않고 등장하던 곳인데요.
요즘 신조어로 하면 ‘만년 떡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방산 세일즈라는 게 오랜 시간 관계를 형성하고 공을 들여야 실제 수출성과로 이어지는 것인 만큼 이런 나라들이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수리온을 수출 하게 되면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로 예상됩니까?
<기자>
수리온 1,000억원을 수출했을 때 생산유발 효과는 1,850억원, 부가가치유발 600억원, 취업유발 614명입니다.
1,000억원이면 몇 대냐 이렇게 궁금하실텐데 이건 기체 옵션을 뭐로 할지, 무장은 어떤 걸 달지, 후속군수지원은 어떻게 할지 이런 패키지 구성방식에 따라 다릅니다.
1,000억원에 3대가 될 수도 있고 4대가 될 수도 있고 한데요.
참고로 앞서 말씀드린 필리핀 헬기 수주전에선 2,500억원에 10대였습니다.
<앵커>
수리온의 경쟁상대는 누굽니까.
<기자>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에어버스헬리콥터가 만든 슈퍼퓨마(H215)와 앞서 필리핀 수주전에서 수리온을 밀어냈던 블랙호크(UH-60) 등이 대표적인 동급 경쟁기종입니다.
슈퍼퓨마는 수리온을 만들 때 참고한 원형 모델이고요. 유럽판 블랙호크입니다.
여기에 에어버스헬리콥터가 만든 또 다른 헬리콥터 H-175M도 수출 경쟁에 뛰어들었는데요. 항속거리나 비행시간 면에서는 수리온 보다 한 수 위입니다.
이 기종들 모두 오랜 기간 운용되면서 기술적 신뢰성이 검증됐고, 글로벌 공급망도 갖춰져 있습니다.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고요.
또 기종을 바꾸면 조종사 훈련도 다시 해야 하거든요.
우리 입장에서는 유럽 헬기나 미국 헬기를 예전부터 사용했던 국가를 대상으로 이런 잠금 효과(락인 효과) 깰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세계 각국에서 K방산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무르익는 만큼 첫 헬기 수출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