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주가의 상승이 미국 증시 랠리를 견인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속에 이러한 상승세가 조만간 끝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17일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JP모건·모건스탠리·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미국 대형 은행 애널리스트들은 경기 침체에 따른 기술주 약세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33.1%나 급락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7.9% 상승한 상태다.
특히 엔비디아(+99.89%)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플랫폼(+98.45%) 주가는 100% 가까이 올랐고, AMD(+56.67%)와 테슬라(+35.18%)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5%가량 상승했다.
여기에는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와 은행권 불안에 따른 신용 경색 등 악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신중론이 부상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크리스 투미는 "테크 업계가 전체적인 경제 상황에서 자유롭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실적 하락이 두 분기 이상 이어지는) 실적 침체에 공식적으로 진입할 것이며, 실제 경제가 침체에 빠질지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봤다.
그는 전체적인 주가가 하락할 경우 기술주가 "다음으로 (하락하는) 도미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제이슨 헌터는 "성장 속도가 줄고 역성장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이러할 때는 '안전자산 선호'에서 '현금 선호'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면서 경기 순환주보다 기술주의 하락 위험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기술주의 약세를 예측했던 BofA의 마이클 하트넷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를 언급하며 "신용과 테크업계에 금이 가게 하는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술주에 대한 일각의 낙관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이달 초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 기술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페이스북(현 메타)·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이른바 '팡'(FAANG) 주식이 올해 50%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면서 "이들 기업의 상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기 어렵다. 수요가 계속 늘고 새로운 경쟁은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