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 이어 독일을 찾아 '봄철 대반격'을 앞두고 막바지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함께 참석해 독일군 의장대 사열을 받았다고 AP 통신, 유로뉴스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앞서 그는 이날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트위터에 "이미 (독일) 베를린에 도착했다"면서 "무기·대규모 (지원) 패키지, 방공, 재건, EU와 나토, 안보"라고 적었다. 독일 방문 중 다룰 주요 의제를 나열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탈리아 방문과 마찬가지로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독일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은 한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현재는 주력전차·미사일 방어체계 등 서방 국가 중에서도 최대 지원국 중 하나가 됐다.
특히 그의 방문 하루 전에는 우크라이나에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방위시스템 등 27억 유로(3조9천40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의 지원 패키지 중 최대 규모라고 외신은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첫 일정으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해 대통령궁을 찾아 "우크라이나가 현대사 들어 가장 어려움에 직면한 시기에 독일은 우리의 진정한 벗이자 신뢰할 수 있는 동맹임을 증명했다"고 방명록을 남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숄츠 총리와 회담 이후 아헨시(市)로 이동해 카롤루스 대제상 시상식에 참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1950년 제정된 카롤루스 대제상은 유럽의 통합에 기여한 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올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에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현장에서 즉석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달 초 핀란드·네덜란드를 방문한 데 이어 전날에는 이탈리아를 찾아 총리·교황을 차례로 만나는 등 바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곧바로 이어진 독일 방문도 그 연장선으로, 자국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해 예고한 '대반격'을 앞두고 주요 우방국을 잇달아 방문해 추가적인 군사지원 및 연대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베를린 곳곳에서는 도로 교통이 통제되고 총리실 앞을 지나는 슈프레강의 선박 항행이 금지되는 등 보안이 한층 강화됐다고 dpa 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