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뇨병 환자의 복부 비만 정도가 악성 뇌종양인 '신경교종'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고은희·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팀은 20세 이상 당뇨병 환자 189만 명을 최대 10년 간 추적 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복부 비만이 심할수록 신경교종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대부분의 신경교종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돼, 2년 생존율이 약 26%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지 않다. 따라서 발생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연구 결과로 당뇨병 환자는 복부 비만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내용이 밝혀진 셈이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 약 189만 명 가운데 신경교종이 발생한 환자는 총 1,846명(2009년부터 2018년 사이) 이었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를 허리둘레에 따라 5cm 단위로 1그룹부터 6그룹까지 나눠 살폈다(1그룹 남성 80cm 미만, 여성 75cm 미만~6그룹 남성 100cm 이상, 여성 95cm 이상). 그 결과, 허리둘레가 늘어날수록 발생 위험이 커졌다. 1그룹을 기준으로 했을 때 2그룹의 발생률은 5% 높아졌지만, 6그룹은 37%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65세 미만의 젊은 당뇨병 환자는 65세 이상 고령 환자보다 복부 비만에 의한 신경교종 발생률의 증가 정도가 16% 더 높게 나타났다.
고은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복부 비만과 신경교종 발생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지방세포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해 신경교종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