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죽백동에서 배 농사를 짓는 60대 농민 A씨는 3일 과수 저온 피해 현장 합동점검을 나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경기도, 평택시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하소연했다.
그는 "40년간 배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와 같은 냉해는 처음입니다. 아예 열매가 달리지 않았어요. 냉해가 무척 심했다는 2018년에도 우리 농장은 괜찮았는데 올해는 너무 심각해요"라며 "한숨만 나와서 배나무를 아예 쳐다보기도 싫습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에 접수된 이상저온에 따른 과수 피해는 16개 시군, 918농가, 880㏊에 이른다.
안성이 341.8㏊로 가장 많고, 이천 130.9㏊, 남양주 107.8㏊, 여주 85.6㏊, 평택 78.0㏊ 등이다.
작목은 배(580㏊)와 복숭아(107㏊)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과(66㏊) 등도 일부 포함됐다.
이번 과수 피해는 지난달 3월 27일부터 4월 9일 사이 영하 5도 이하의 기온이 최대 6시간 이상 지속되고, 이후에도 비바람에 서리까지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더욱 악화했다.
꽃눈이 열리지 않거나 꽃봉오리가 얼어붙어 까맣게 고사하면서 수정이 이뤄지지 않아 열매가 제대로 달리지 않고 있다.
지금쯤이면 배나무 가지 하나에 구슬 크기의 어린 열매 7개 안팎이 달려야 하는데 냉해를 입은 나무에서는 고작 한 두개만 달리는 착과 불량 피해로 이어졌다.
그나마 달린 열매도 모양이 작고 일그러져 상품 가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농장주들은 울상이다.
도와 시군은 피해 접수 상황을 토대로 이날부터 12일까지 정밀 피해조사를 하기로 했다.
이후 피해 사실이 확정되면 병해충 방제를 위한 농약대와 생계비 등을 재난지원금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도는 지난달 28일 열린 시도 농정국장 회의에서 저온 피해 과수농가의 농작물 재해보험 피해 산정 때 정량기준(착과 감소량 또는 수확량) 이외에 정성기준(착과 품질)도 포함해 제대로 된 손해평가가 이뤄지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사진=경기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