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물가가 둔화세가 빨라진 것이다.
다만 외식 등으로 대표되는 개인서비스 가격은 상승 폭을 확대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4%대로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를 이끌었다.
이는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로 석유류 가격은 석달째 내리막이다 .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하락과 관련해 "지난해 4월 많이 올랐던 기저효과로 하락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공식품도 7.9% 올라 전월(9.1%)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졌고 농축수산물도 1.0% 올라 전월(3.0%)보다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상승했다.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면서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둔화된 모습이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전달(5.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특히 외식이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4.6% 올라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김보경 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