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한 후베이성 우한의 현장 실태를 영상으로 고발했다가 실종됐던 한 시민이 3년만에 석방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30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AP는 중국 당국이 이날 3년 전 실종됐던 팡빈을 석방할 예정이라고 그의 친척 등이 밝혔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팡빈이 우한의 코로나19 상황을 담은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후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킨'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혐의는 중국 당국이 공중소란죄에 적용하는 표현으로, 반체제 인사에 재갈을 물릴 때 흔히 동원된다.
앞서 팡빈은 2020년 2월 1일 우한 제5병원이 환자로 미어터지고 시신이 포대에 담겨 실려나가는 모습을 촬영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팡빈은 코로나19 사태 전까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의류업자에 불과했다. 이전까지 그의 유튜브 계정은 대부분 중국 전통의상에 관한 영상으로 채워졌다.
그러나 팡빈은 우한 제5병원의 참상을 담은 영상을 올린 직후 당국에 체포됐고 유명해졌다.
그는 풀려난 뒤 2월 2일 올린 영상에서 당국이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를 압수하고 시신 포대 영상을 찍은 경위를 심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2월 9일 마지막으로 올린 영상에서는 "모든 시민이 저항한다. 인민에 권력을 돌려줘라"라고 적힌 종이를 펼쳐보였다. 이후 그는 실종됐다.
팡빈이 실종될 즈음 저명 비디오 블로거 천추스, 시민 기자 장잔 등 우한의 상황을 영상으로 고발한 여러 명이 실종되거나 체포됐다.
천추스는 구금됐다가 1년 뒤인 2021년 3월 석방됐다고 앞서 중화권 언론이 보도했다.
장잔은 2020년 12월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킨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중국은 3년간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다 지난해 11월말 '백지 시위'를 계기로 방역을 완화한 데 이어 올해 1월 국경을 재개방하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했다.
지난 20일 로이터 통신 등은 '백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던 차오즈신 등 4명의 시민이 최근 석방됐다고 전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