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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로 돈 못 벌어'...살길은 플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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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택시장에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억지로 공사 속도를 늘려 매출은 늘렸지만 남는 게 없습니다.

당분간 주택사업으로는 돈 벌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부동산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건설사들 1분기 실적이 얼마나 안 좋은가요?

<기자>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증시에 상장된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1% 줄었습니다.

매출은 4곳 모두 늘었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DL이앤씨가 30% 가까이 쪼그라들었고, 대우건설도 20%나 줄었습니다. 현대건설과 GS건설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한 마디로 돈은 벌었지만 남는 게 없었단 소린데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며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인해 높아진 원가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겁니다.

실제로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주택 부문 원가율이 90%를 넘겼습니다. 원가율이 90%라는 건 1조를 벌어도 남는 건 1천억원도 안 된단 뜻이고요.

이 때문에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률(GPM), 여기서 비용을 추가로 뺀 영업이익률 모두 1년만에 최대 반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영업이익률의 경우 현대건설이 2.9%로 가장 낮았는데,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3.4∼3.5%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은행에 돈을 넣어놓는 것만 못한 성과를 낸 셈입니다.

<앵커>

매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매출만 놓고 보면 기대 이상입니다.

올 들어 건설사들이 분양 목표를 줄이는 등 주택사업을 다소 보수적으로 영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걸 감안하면 의외란 말이죠?

<기자>

맞습니다. 물론 건설사들은 주택경기가 부진하더라도 건설사들은 계속 분양을 해왔고, 집을 지어왔습니다. 그래야 매출이 발생하니까요.

그런데 이번 1분기 건설사들의 증가한 매출은 성장이라고 보기 어려운, 억지로 만든 매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돌관공사로 인한 착시효과 때문이라는 건데요.

돌관공사는 장비와 인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한달음에 해내는 공사를 의미합니다.

작년부터 건설사들이 시멘트라든지 각종 원자재 수급난에 시달리면서 공기가 연장된 현장이 적지 않은데요.

공기가 연장되다 입주가 늦어지기라도 하면 건설사들은 지체보상금이라는 걸 물어야 합니다. 이게 현장에 따라 수백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공사 기한을 준수해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왔을 거고, 공사 속도를 무리하게 올리면서 매출액이 기대보다 많이 나올 수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래도 올해 초 부동산 대책도 나왔고, 미분양도 줄고 있지 않습니까?

1분기가 바닥은 아닐까요?

<기자>

일단 상반기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기가 두 달 이상 연장된 현장들이 상당한 만큼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한 돌관공사도 최소 2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또 미분양 증가세가 1년 만에 꺾이긴 했지만 그것 또한 착시에 불과합니다.

올해 1분기까지 누적 분양 물량은 2만4천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급감했고, 10년 평균 분양 물량인 5만4천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쉽게 말해 분양 자체가 적었으니까 미분양도 줄어든 것이고, 오히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늘었습니다.

전매제한 완화 등으로 살아날 것이라 기대했던 분양시장도 후속 법안 처리가 표류하면서 급격한 분위기 전환을 맞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와 패키지로 묶였던 실거주 의무가 아직 폐지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최근 전세사기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떠오르면서 실거주 의무를 폐지할 경우 갭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관련법 논의가 다음 달로 미뤄진 상황이고요.

실거주 의무가 폐지되지 않으면 전매제한 완화도 사실상 무력화되는 셈이기 때문에 분양권 거래는 당분간 잠잠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건설사들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은데요.

주택사업으로 돈 벌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그나마 다행인 건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고, 수주잔고도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통상 건설사들은 연간 매출의 3배 수준의 수주잔고만 쌓아도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매출액의 4배 이상되는 규모의 일감을 확보해 놨습니다.

특히 플랜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데요.

우리 건설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는 해외 플랜트의 경우 한번 수주하면 최소 2년은 있어야 매출에 반영됐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빠른 공사를 요구하는 현장이 많아지면서 1분기 수주 건이 이르면 하반기 매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우건설만 하더라도 플랜트 사업 부문에서 1분기에만 1조8,058억원을 수주하며 연간 해외 수주 목표(1조8천억원)를 초과 달성했고요. 이밖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 GS건설 모두 1분기 조단위 수주를 따냈습니다.

현대건설은 당장 2분기 수주가 유력한 사우디 석화단지 프로젝트가 있는데요. 이것만 수주해도 현대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별도 기준 5조7천억원의 해외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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